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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프로모션의 진화] 누가누가 잘 하나…K-팝은 지금 프로모션 전쟁 중

입력 : 2025-05-26 18:30:00 수정 : 2025-05-26 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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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컴백 프로모션은 진화 중
MV 공개는 기본, 영화화 게임 등 폭넓게 확장
세븐틴, 25일 잠수교 최초 K-팝 공연
가수 아이유가 27일 새 앨범 ‘꽃갈피 셋’ 발매를 앞두고 레트로풍 ARS 이벤트로 주목받았다.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20대 직장인 김문주씨는 보이그룹 라이즈를 좋아하는 브리즈(팬덤명)다. 지난 컴백을 기다리면서 콘셉트 사진, 티저 영상 등으로 설렘을 달랬다면, 최근에는 극장을 찾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앨범에 수록된 10곡을 모두 영상화한 라이즈의 컴백 시네마틱 프로모션을 관람한 것이다. 예매가 쉽지 않았지만 최초의 시도라는 평가에 팬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생겼다. 이젠 다음 프로모션도 궁금해진다. 

 

 K-팝이 본격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젠 단순히 앨범을 발매하고,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정도로는 가수의 생존이 불투명하다. 콘텐츠의 소비 패턴이 짧아지면서 컴백 프로모션은 깜짝 놀랄 정도로 진화 중이다. 앨범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기존 팬과의 결속력을 다지고, 대중의 시선까지 끌어야한다. 반짝하고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튀어야한다. 

그룹 엔하이픈이 다음달 5일 컴백을 앞두고 뱀파이어 콘셉트를 살려 프로모션성 웹게임을 공개했다. 빌리프랩 제공.

◆ARS·고민상담·영화·게임…빛나는 아이디어 열전

 

 요즘 가수에게 앨범 발매를 한달여 앞두고 시행하는 컴백 프로모션은 상상 이상이다. 티징 이미지, 영상, 수록곡 하이라이트 메들리, 뮤직비디오 티저 공개 등의 순차적 과정은 물론 새 앨범의 콘셉트를 기반으로 가수의 세계관을 확장해가는 팝업스토어까지 필수가 된 분위기다.

 

 여기서 더 발전하고 있다. 독특하고 새로운 프로모션이 쉼없이 쏟아진다. 지난해 아이유는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발매를 앞두고 CGV앱을 통해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를 공개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데 착안해 홍보 방식을 영화처럼 차용했다. 리플렛, 트레일러 영상 등 마치 영화 개봉을 앞둔 것처럼 홍보에 나섰다. 올해는 레트로풍 ARS 이벤트로 주목받았다. 27일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 발매에 앞서 공지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아이유와 직접 통화를 하듯 음성을 제공한다.

 

 그룹 엔시티 위시는 지난해 6월 싱글2집 송버드(Songbird) 활동 당시 시즈니(팬덤명)의 소원을 이뤄주는 소원 배달부로 변신했다. 공개된 QR에 소원을 적어 멤버를 선택하면 일부를 추첨해 직접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이다. 또 엔하이픈은 다음달 5일 미니6집 디자이어:언리시(DESIRE:UNLEASH) 발매에 앞서 앨범 콘셉트인 뱀파이어를 주제로 한 웹게임까지 공개했다.

지난 25일까지 사흘간 서울 서초고 세빛섬 일대에서 펼쳐진 그룹 세븐틴의 10주년 기념 행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끝없는 프로모션의 진화, 대형 기획사의 미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컴백을 앞둔 가수, 팬덤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다. 자본력이 있는 대형 소속사는 데뷔 순간부터 이목을 끌기 위해 더 새롭고 더 파격적인 프로모션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3월 데뷔한 키키는 떠들썩한 데뷔 프로모션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룹명, 데뷔일, 구성원까지 모두 베일에 싸인 채 의문의 사진과 영상으로 채운 SNS 계정을 운영했고 주어진 힌트로 세계관과 콘셉트, 이에 따른 유기성을 유추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기존 K-팝 그룹들이 고수해온 전형적인 데뷔 방식의 틀을 깨면서 호평을 받았다. 

 

 인기 가수일수록 컴백을 기다리는 팬덤의 기대감은 커진다. 지난 앨범과는 다르면서 업그레이드된 프로모션을 찾아야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력은 기본, 과감한 투자도 필수다. 이젠 지역과 도시가 함께 공유하는 문화 축제로 확장되기도 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세븐틴은 서울시와 협업해 세빛섬과 잠수교 일대에 대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25일에는 최초로 한강 다리 위 K-팝 공연을 개최했다. 해외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202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자신들의 테마로 가득 메웠다. 또 인공기능(AI)이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프로모션도 생겨났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과감한 비용 투자까지 K-팝 내의 홍보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자본 및 기획력을 보유한 대형엔터사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음악 산업과 아이돌 산업의 대형, 중소기획사의 격차는 점차 벌어질 것”이라며 “이제 중소기획사는 더 특별하고 특이한 상품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진단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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