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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칼날’ 마주한 고우석, 전격 복귀 가능할까… 차명석 LG 단장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선수 결정에 달린 문제”

입력 : 2025-06-18 17:36:15 수정 : 2025-06-18 18: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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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출국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생활 최대 위기를 맞은 고우석, 계속된 도전과 국내 복귀라는 중대한 기로를 마주했다.

 

고우석은 18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단 잭슨빌 점보슈림프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의 미국 도전기에 찾아온 큼지막한 변곡점이다. KBO리그 LG에서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ML에 도전한 그는 지난해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손잡고 아메리칸 드림을 시작했다. 가시밭길이었다. 개막 엔트리 승선에도 실패했고, 그해 5월 1대4 트레이드에 포함돼 마이애미로 팀을 옮겨야 했다. 빅리그 콜업은 요원했다. 올해 초 오른손 검지 골절을 딛고 꿋꿋이 마이너 생활을 이어갔지만, 끝내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되고 말았다.

 

고우석이 지난 2월 미국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해 피칭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두 갈림길을 마주한다. 첫 번째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자신을 원하는 팀을 찾아 마이너 생활을 지속하며 빅리그 콜업을 노릴 수 있다. 두 번째는 국내 복귀다. KBO리그 기준 지난해 2월 임의해지 신분이 된 그는 1년의 출전 불가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복귀 걸림돌이 없다. 원소속팀 LG와만 계약할 수 있다는 유일한 제한 조건만 존재한다. 

 

고우석의 전격 복귀, 과연 가능할까. 결론적으로는 선수 본인의 결정만 있으면 된다. LG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번 방출로 인해 별도의 이적료, 잔여 연봉 등에 대한 고민이 모두 필요 없어졌기 때문. 차명석 LG 단장은 “(고)우석이가 미국 가고 나서는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국내 복귀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고, 방출 사실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 소속사와도 접촉은 없었다”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선수 측에서) 돌아온다고 결정하면 연락이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복귀 절차에도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임의해지 신분으로부터 1년이 경과됐기 때문에 당장 선수 등록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마이애미에서 방출돼 잔여 연봉을 지급 받는 중에 KBO리그로 돌아와 LG와 새 계약을 맺는 것도 문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BO에 다시 선수 등록을 할 때 MLB 사무국에 신분조회를 하는 절차는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 하나, LG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감안해볼 때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을 위한 선수 등록 데드라인이 유일한 참고 사항이다. KBO리그 규정 제45조에는 ‘KBO 한국시리즈에 출장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선수는 7월 31일 현재 그 구단의 선수로 등록된 자에 한한다(단, 7월 31일 이후라도 시즌 종료일까지 소속선수로 등록된 군제대선수 및 8월 15일까지 등록된 외국인선수에 한하여 출장 가능)’고 명시돼있다. 고우석을 우승 열쇠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기간만 지키면 되는 LG의 입장이다.

 

고우석이 KBO리그 LG 소속이던 2023시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핵심 변수는 고우석의 ‘자존심’이다. 최근 트리플A 5경기서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1실점)로 호투하며 콜업 기대감을 키우던 와중에 찾아온 방출이다. 심지어 마이애미는 고우석의 올해 연봉(225만달러) 잔여분 지급을 감수하면서까지 그의 이름을 지웠다. 한국 대표 마무리로서 당차게 미국 도전을 선언했던 고우석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이대로 유턴한다면, 빅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돌아왔다는 아픈 기억만 남는다.

 

국내 복귀 시 받아들 돈도 문제다. 고우석의 복귀가 올해 시나리오에 없던 LG는 샐러리 캡 여유가 없다. 이미 지난 시즌 샐러리 캡 초과로 1차 제재(초과분의 50% 야구발전기금 납부)를 받았다. 2연속 초과로 인한 2차 제재(초과분의 100% 발전기금 납부 및 다음 연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는 절대 받아들 수 없다.

 

게다가 올 시즌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2023시즌 고우석이 받았던 연봉(4억3000만원)은 꿈도 꿀 수 없다는 뜻이다. 고우석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받을 거액의 잔여 연봉이 남아있다 해도, 계약서에 적힐 숫자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터.

 

차명석 단장은 “우리가 샐러리 캡이 걸려있기 때문에 선수 측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적은 연봉을) 감수하고 돌아와야 한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아직 다년 계약 이야기를 꺼낼 단계는 아니다. 복귀가 확정되면, 그 이후에 고려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LG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지만, 고우석이 돌아온다면 쾌재를 부를 일만 남는다. 한화와의 치열한 선두싸움에 천군만마가 합류하기 때문. 올해 LG 불펜은 잇따른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마무리 유영찬을 비롯해 야심 차게 영입한 FA 장현식이 부상으로 덜컹거렸다. 1군 엔트리에 들어있지만, 연투를 비롯한 100% 활용이 힘든 상황이다. 함덕주, 김강률 등도 부상 이후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2022시즌 구원왕, 통산 139세이브에 빛나는 고우석이 온다면 LG 뒷문은 큰 에너지를 얻게 된다.

 

차 단장은 “돌아온다고 결정만 하면 우리는 대환영”이라며 “(미국에서) 경기를 꾸준히 뛰었다. 최근 페이스도 올라오지 않았나. 신체검사에서 문제만 없다면 즉시 합류다. 선수는 지금 고민이 많겠지만, 올 거라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우석의 에이전트 리코 스포츠 에이전시는 “고우석의 향후 거취에 대해 선수와 긴밀히 논의 중이다. 현재로서는 추가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차명석 LG 단장.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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