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와 해변가의 경계에 콜럼버스 동상이 세워져 있다. 콜럼버스 동상은 그의 첫 신대륙 항해를 기념하기 위해 1888년 바르셀로나에 세워진 명물이다. 현재 콜럼버스 동상은 FC 바르셀로나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것과 다음 시즌 유니폼을 홍보하기위해 나이키와 바르셀로나 시가 협의하여 유니폼을 입혀 놓은 상태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재원 특파원 jkim@sportsworldi.com |
‘어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FC바르셀로나와 RCD 에스파뇰 ‘연고지 라이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연고지로 둔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RCD 에스파뇰의 관계가 경기장 안팎으로 시끄럽다. FC바르셀로나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에스파뇰과의 37라운드 원정경기 ‘바르셀로나 더비’에서 2-0 완승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전·후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경기 3일 전에 발생했다. FC바르셀로나를 후원하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는 다음 시즌 FC바르셀로나 선수단이 착용할 새 유니폼을 공개했다. 이후 나이키는 바르셀로나 시와 협의 하에 경기를 3일 앞둔 23일 바르셀로나의 자랑인 콜럼버스 동상에 새 유니폼을 입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콜롬버스 동상은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기 위해 1888년 바르셀로나 항구에 높이 40m로 지어졌다. 바르셀로나 도시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는 이 거대 동상에 파란색과 보라색 새로 줄무늬가 새겨진 FC바르셀로나의 새 유니폼이 입혀진 것이다.(스포츠월드 사진 참조) 나이키는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10만 유로(약 1억5000만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르셀로나를 함께 연고지로 하고 있는 에스파뇰이 불편함 심기를 나타냈다. 호안 콜레 에스파뇰 회장은 이벤트가 진행된 다음날 카탈루냐 라디오 RAC1과의 인터뷰를 통해 “FC 바르셀로나 새 유니폼을 입은 콜럼버스 동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상식에서 벗어난 천박한 이벤트”라고 혹평했다. 이어 “더욱이 이 도시엔 FC바르셀로나 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시의 책임”이라며 “차별대우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정말 역겹다”고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비난했다. 에스파뇰의 팬 역시 ‘서로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비꼬았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공교롭게 27일 맞대결을 펼친 양 팀은 험악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특히 후반 35분 에스파뇰의 와카소가 퇴장을 당하며 ‘일촉즉발’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됐고, 경기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더비’의 주인공인 FC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의 라이벌 관계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