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악질’이 뒤늦게 빛을 봤다. 최근 OTT를 통해 공개되면서 2017년 제작된지 수년 만에 일반 관객과 만났다.
‘악질’(이한조 감독, 퍼니콘 배급)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주요 OTT(왓챠, 티빙, 웨이브, 네이버시리즈온, 카카오페이지 등)를 통해 공개했다.
‘시선의 폭력’이라는 주제를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영화적 개연성보단 영상의 핍진성을 높여 해외 평단이 먼저 인정했던 작품. 2017년 포틀랜드국제영화제에 초대돼 ‘배트맨 1, 2’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영화 제작자 샘 햄(Sam Hamm)으로부터 “‘관음적 폭력의 윤리적 소비는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국내 개봉은 순조롭지 않았다. 개봉 준비를 하던 당시는 국내·외적으로 ‘미투’가 촉발하던 시기. 엄격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국내 배급사들은 애둘러 ‘악질’을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영화진흥위원회으로부터도 구체적인 근거 없이 예술영화인정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적 다양성은 다채로운 소재와 방식을 바라보는 관용에서 나오고 그 관용의 주체는 엄연히 관객”이라며 “그 관객의 몫이 특정전문집단에 의해 사전예단(事前豫斷)된다면 독특한 영역에서 다른 언어를 추구하는 창작자조차도 강요없는 자기검열을 통해 일반화된 수용자를 찾아나서야하는 상황은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해당 작품은 극 중 주연 캐릭터인 10대 지적장애우 ‘연’ 역할을 맡았던 이연의 장편 데뷔작으로도 유명하다. 이연은 지난 2월 공개된 넷플릭스 히트작 ‘소년심판’에서 13세 백성우 역할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이한조 감독은 “작품이 토렌트로 불법배포되어 온라인 상에서는 마치 스너프물처럼 알려진 상황이 몹시 안타까웠는데 이제야 극장상영등급심의를 마친 엄연한 영화작품이라는 것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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