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태양, 가장 먼저 올라올 것 같습니다.”
2023년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로 향했던 13인의 KBO리그 선수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제대를 맞이했다. 지난 17일 일제히 전역 신고에 나섰고, 그리웠던 각자의 원소속팀으로 돌아갔다. 한화와 LG의 선두 싸움은 물론 중위권에서도 여러 팀들이 얽히고설킨 자리 다툼이 이어지는 리그 판세를 감안해보면, 든든한 지원군들의 가세는 여러모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주목 받는 팀은 역시 NC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명의 상무 전역자가 합류하기 때문이다. 구창모라는 굵직한 이름을 시작으로 조민석, 박성재, 오태양, 오장한이 창원으로 돌아왔다. 이호준 NC 감독은 1군 엔트리 운용에 활용할 여러 카드를 한번에 손에 쥔 셈이 됐다.

구창모의 이름은 연일 화제다. 올 시즌 출발부터 꾸준히 그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기대감과 별개로 1군 복귀 시점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커리어 내내 ‘유리몸’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구창모의 몸 상태를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체크하겠다는 NC의 신중한 접근 때문이다. 입대 직전에도 왼쪽 척골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긴 재활을 거쳐야 했다. 상무 소속으로 치른 퓨처스 경기가 통산 5경기에 그치는 배경이다.
이호준 감독은 “(구체적인 복귀) 날짜를 잡지는 못하겠다. 아픈 건 아니다. 일단 C팀에서 어느 정도 공을 던지게 하고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며 “(1군에서) 마무리 앞에 1이닝 정도 써볼까 살짝 고민도 했는데, 그렇게 무리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애초에 그렇게 (불펜으로) 쓸 투수가 아니다”며 “선발로 뛰려면 이닝 소화력을 봐야 한다. 투구수 최소 80개씩 두어 번은 던져봐야 된다. 계산이 서면 C팀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구창모의 복귀 플랜을 귀띔했다.
그렇다면 즉시전력으로 먼저 활용될 주인공은 누구일까. “C팀에서 5명 모두를 확인하고 바로 쓸 수 있는 선수를 추려서 보고를 주기로 했다”는 이 감독은 “아마 (오)태양이가 제일 먼저 올라올 것 같다”고 오태양의 이름을 콕 집었다.
오태양은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6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1군 출전 경험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2021~2023시즌에 걸쳐 37경기에 나서 8타석을 소화한 게 전부다. 주로 퓨처스 무대를 뛰었다. 통산 223경기 타율 0.250(556타수 139안타) 9홈런 83타점 등을 남겼다. 올해 상무에서는 38경기에 나서 타율 0.264(87타수 23안타)를 기록했다.

화려한 숫자들은 아니다. 대신 사령탑은 그가 1군 엔트리에 불러올 활력과 유틸성에 주목했다. 입단 당시 포지션은 내야수였지만, 외야 수비도 가능한 자원으로 다채로운 활용성을 가진 게 특징이다. 이 감독은 “쓰임새가 많다. (최)정원이하고 함께 내·외야도 다 맡을 수 있다. 방망이도 나쁘지 않다. 성장만 한다면 주전도 스타팅도 모두 가능할 선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완 투수 조민석도 NC 팬들에게는 친근한 이름이다. 2022시즌 깜짝 개막 엔트리 승선, 2023시즌 전반기에 눈에 띄는 활약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상무에서 24경기 10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99(96⅓이닝 32자책점)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13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5.59(56⅓이닝 35자책점)로 살짝 주춤했다.
이 감독은 “민석이는 지난해 구속 등 여러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조금 많이 던졌다. 올해 구속이 3~4㎞ 떨어졌다더라. 최고 구속이 143㎞ 수준이라고 한다. 조금 무리한 듯하다. 그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니까 조금 회복 시간을 가지고 나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바람을 섞은 시나리오를 이야기 했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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