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 네티즌도 몰라봐
서울대 포기하고 연기생활 시작… “후회 안해”

그런 이상윤이 변했다.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이상윤을 보는 순간 더이상 ‘엄친아’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꾸밈없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인터뷰를 위해 최근 실제로 만나본 이상윤도 ‘엄친아’보다 꾸밈없는 호섭이와 닮았다. 연기에 대해 말할 때는 초롱초롱 빛나는 눈이 보이고, 아픔을 이야기할 때는 그 흔적이 얼굴을 스쳐간다, 무언가가 불현듯 생각나면 “아!”하고 감탄사를 내뱉는 배우였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재혼 가정의 화합과 사랑을 다룬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이상윤은 학업에는 관심없고 스킨스쿠버 강사로 일하는 둘째아들 양호섭 역할을 맡았다. 단란하고 화목한 대가족에서 자란 호섭은 마치 아이같은 캐릭터다.
“네티즌들이 이전 출연작의 저와 ‘인생은 아름다워’의 호섭이가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간혹 호섭이 캐릭터로 ‘바보같다’라는 말도 듣는데 기분이 좋아요. ‘엄친아’같은 기존 제가 준 느낌이 없나봐요. 한 사람의 연기자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2007년 드라마 ‘에어시티’로 데뷔한 이상윤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고학력으로 화제를 모으며, 빠른 시간 내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엄친아’가 아니다”고 손을 내저었다.
“2004년 말 연기자로 진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실패를 겪었어요. 준비하는 기간 동안 많은 실패와 괴로움이 있었죠. 부모님께는 멀쩡한 아들이 백수처럼 보였을 겁니다. 안타까운 제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 하셨어요. 데뷔 후에도 많은 고민과 실패가 있었죠.”
하지만 이상윤은 서울대 타이틀을 버리고 연기자가 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연기자로 자리잡았다고 말은 못한다. 부족한 점도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일이 즐겁다. 계속하면 밥은 벌어 먹고 살겠지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이제는 부모님이 많이 응원해준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더욱이 요즘은 극중 호섭이가 바보같은 열혈청년이라 가족들 일에 낄데 안낄데 다 끼다보니 화면에 많이 등장해 부모님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섭이로의 변신은 쉽지 않았다. 캐릭터 성격이 자유스럽고 편안하다는 것은 장점이었지만, 단점으로도 작용해 연기하는데 어려웠다고 했다. 또 호섭이가 고민없고 너무 유쾌한 성격이라는 점도 어려운 요소였다.
“차분한 캐릭터를 할 때는 원래의 내 성격을 눌러주면 되는데, 호섭이는 내 안에 없는 에너지를 마치 있는 것처럼 부풀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주변의 쾌활한 친구들의 성격을 참조하는 한편 연기할 때 호섭의 상황만을 받아들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상윤은 앞으로 부연주(남상미)와 로맨스를 형성해가며 점차 다른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연주와의 알콩달콩 연기가 재미있어요. 그동안 호섭이가 걱정없이 살았는데 연주와 얽히면서 깊이있게 변화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 남은 과제죠.”
이상윤은 극중 대가족의 일원을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했다.
“각자의 사랑을 색깔로 표현하자면 호섭이와 연주는 초록색, 동성커플인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는 파랑색, 지혜(우희진)와 수일(이민우)는 미색, 초롱이(남규리)는 노랑색인 것 같아요. 호섭 커플뿐 아니라 다른 커플의 사랑 모두 재미있으니 지켜봐주세요.”
스포츠월드 탁진현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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