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데뷔전을 치른 김연경, 분명 처음이었지만 작전판을 든 모습은 영락없는 사령탑이었다.
배구 황제 김연경이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이벤트 경기였지만 선수로 쌓은 경력을 앞세워 이날만큼은 지도자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감독 데뷔전에서 81-63으로 승리까지 이끌며 웃음꽃이 피었다.
KYK 인비테이셔널 2025 2일 차 경기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다. 세계 여자 올스타 선수들을 ‘팀 스타’와 ‘팀 월드’ 두 팀으로 나눠 치러졌다. 김연경은 팀 월드의 감독을 맡았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은퇴한 김연경이 감독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제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이날 팀 월드의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은 마르체로 아본단자 페네르바체(튀르키예) 감독. 지난 시즌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김연경은 코치로 나선 엘리프 아자 야라르와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 멜리하 디켄, 켈시 로빈슨, 세터 오펠리아 말리노프, 리베로 야마기시 아카네, 아포짓 스파이커 브린키차 미하일로비치, 미들블로커 크리스티나 바우어, 미노와 사치, 에다 에르뎀 등을 지도했다.
이벤트 경기였지만 김연경의 승부욕을 마음껏 드러냈다. 작전판을 들고 코트 옆에 선 김연경은 눈을 부릅뜬 채 경기를 바라보며 손짓을 해가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때로는 엄지를 치켜들며 격려를 보내기도 했고 교체된 선수가 코트를 나올 때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등을 툭 한 대 쳤다.
화려한 제스처로 소문난 아본단자 감독보다 오히려 손과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손가락으로 공 위치를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하고 실점했을 때는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을 때는 심판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며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2세트와 4세트에는 본인이 직접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시즌을 마치고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김연경의 플레이가 현역만큼 화려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연경이 점수를 낼 때마다 관중석이 환호성이 쏟아졌다. 4세트에는 김연경에게 공격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공을 올려주기도 했다.

결국 김연경이 지도자로, 선수로 최선을 다한 팀 스타는 2세트까지 41-37로 앞섰고 3세트가 끝난 시점에서 61-46까지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80점에 먼저 도달하면서승부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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