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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불운한 견생 딛고 가족 만나러”…테디-루나, 캐나다행 비행기 타던 날

입력 : 2026-08-14 11:58:09 수정 : 2026-08-14 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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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츄럴코어 함께한 '해외입양 이동봉사'
네츄럴코어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 일원으로 해외 입양이동봉사에 나선 유성희 씨(가운데)가 캐나다까지 동행할 강아지 테디, 네츄럴코어 및 드림테일즈레스큐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네츄럴코어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 일원으로 해외 입양이동봉사에 나선 유성희 씨(가운데)가 캐나다까지 동행할 강아지 테디, 네츄럴코어 및 드림테일즈레스큐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짧은 쇠 목줄에 묶인 채로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물을 먹던 개, 지자체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뒀다가 구조돼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개. 이들이 캐나다에서 ‘견생 2막’을 시작한다.

 

지난 13일 인천 영종구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여행객의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으니 대형 켄넨 안에서 ‘멍멍’ 인사를 건네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테디’였다. 이 켄넬 지붕에는 테디의 이름,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요(Thank you for being my family)’라는 문구, 인천공항(ICN)에서 캐나다 토론토피어슨국제공항(YYZ)으로 향한다는 문구가 영문으로 붙어 있었다.

 

곧 테디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캐나다로 입양되는 테디와 함께 비행기에 오를 ‘이동봉사자’ 유성희 씨였다. 토론토에서 유학 중인 자녀들을 보러 간다는 그는 “이동봉사는 처음이라 조금 떨리고 걱정도 된다”면서도 “새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캐나다로 향하는 테디의 켄넬 위에 붙은 안내문. 박재림 기자
캐나다로 향하는 테디의 켄넬 위에 붙은 안내문. 박재림 기자

 

이동봉사란 해외로 입양되는 개가 비행기를 타고 해당 국가로 이동할 때 한국에서 해당 국가로 향하는 여행자가 입양견의 임시보호자로서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을 가리킨다. 출국 및 입국 과정에서 입양견의 검역 절차를 함께한 뒤 도착 국가에서 입양인 혹은 입양 담당자에게 입양견을 인계하는 것까지가 임무다. 

 

이 같은 입양봉사는 따로 돈이 들지 않고 검역 관련 서류도 미리 완비된 것을 받아서 제출만 하면 된다. 다만 평소보다 공항에서 2시간 정도를 더 보내야하고, 아직 국내에서는 이동봉사가 널리 알려진 편이 아니다. 이에 해외 입양이 결정되고도 떠나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입양견이 종종 발생한다.

 

이 같은 현실을 바꿔보고자 나선 곳이 토종 펫푸드 기업 네츄럴코어다. 이 회사는 유기동물 보호부터 해외 입양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을 출범하면서 보호소 봉사활동과 해외 이동봉사를 지원 중이다. 이날 이동봉사자 유성희 씨도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원인 셈. 네츄럴코어는 테디를 구조하고 보살펴온 보호소 ‘드림테일즈레스큐’과 유 씨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캐나다의 가정으로 입양된 테디가 13일 인천공항에서 토론토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림 기자
캐나다의 가정으로 입양된 테디가 13일 인천공항에서 토론토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림 기자

 

드림테일즈레스큐에 따르면 테디는 충북 옥천의 한 주택에서 무겁고 짧은 쇠 목줄에 묶인 채 사실상 방치 상태로 살아오다 구조됐다. 이후 건강검진과 사회화 교육을 마쳤지만 대형견이다보니 국내에서는 입양 기회를 얻지 못했다. 최근 캐나다의 한 가정으로 입양이 결정됐고 이동봉사자를 기다리다 이날 마침내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이었다.

 

이날 유 씨와 동행한 건 테디뿐이 아니었다. 캐나다로 입양되는 또 다른 강아지 ‘루나’도 함께였다. 지자체 유기견 보호소에서 지내다 안락사 날짜를 받았지만 민간 보호소인 ‘꽃길걷개’에 의해 구조됐고 임시보호(임보) 가정에서 약 3개월을 지내다 캐나다 가정으로 입양이 정해진 것이었다. 

 

이날 공항에서 루나와 작별인사를 나눈 임보인은 “그래도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캐나다에서 사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임보인의 반려견 달콩이도 루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캐나다로 입양되는 루나(오른쪽)와 최근 3개월 임시보호 가정에서 함께한 달콩이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캐나다로 입양되는 루나(오른쪽)와 최근 3개월 임시보호 가정에서 함께한 달콩이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해외 입양이동봉사에 나선 유성희 씨가 캐나다까지 동행할 강아지 루나를 쓰다 듬고 있다. 박재림 기자
해외 입양이동봉사에 나선 유성희 씨가 캐나다까지 동행할 강아지 루나를 쓰다 듬고 있다. 박재림 기자

 

항공기 규정에 따라 이날 루나는 유 씨와 함께 기내 객실에, 테디는 수하물 칸에 들어가 캐나다로 향했다. 유 씨는 “강아지들이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츄럴코어 관계자들도 이른 오전부터 공항을 찾아 이동봉사를 지원했다. 송주미 네츄럴코어 이사는 “앞으로도 해외 입양을 추진하는 구조 단체 및 보호소에 입양 키트를 지원하고 현장에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는 등 유기동물의 새 출발을 위한 돕겠다”고 말했다.

 

해외 입양 이동봉사를 알리는 이미지. 드림테일즈레스큐 제공
해외 입양 이동봉사를 알리는 이미지. 드림테일즈레스큐 제공

 

◆드림테일즈레스큐는…

 

드림테일즈레스큐는 유기견 해외입양 전문 구조단체로, 학대 및 방치된 유기동물을 구조해 보호하면서 해외 입양을 진행하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중대형견의 입양이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

 

주로 미국(시애틀)과 캐나다(토론토 밴쿠버)로 입양을 보내고 있으며 캐나다 현지에 입양 단체도 설립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300마리 이상의 구조견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김은정 드림테일즈레스큐 코리아 대표는 “구조와 치료를 거쳐 어렵게 해외 입양이 확정되어도 이동봉사자를 찾지 못해 출국이 지연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글로벌 프렌즈 봉사단의 이번 활동을 계기로 해외 이동봉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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