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가 정규 투어 대회 취소를 연휴 첫날 기습 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투어 선수들에게는 직접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김원섭 회장)는 15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8일 개막 예정이었던 ‘OO오픈’의 취소를 공지했다. KPGA 측은 “그동안 대회 개최 의사를 밝힌 스폰서와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제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올해 대회 개최는 어렵다고 판단됐으며 차기연도 개최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9월3일 개최 예정이었던 ‘인스앤코 인비테이셔널’도 취소됐다. 다만 신규 스폰서가 합류했다. 개최 시기를 ‘OO오픈’가 열리기로 했던 10월8일로 옮겨 ‘어메이징크리 오픈’으로 충남 당진 플라밍고CC에서 열린다.
앞서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단독] KPGA 투어 OO오픈 결국 파행…김원섭 KPGA 회장의 숫자 부풀리기’(7월27일자)를 통해 해당 대회가 메인 스폰서 유치에 실패해 사실상 무산됐으며, 인스앤코 인비테이셔널 대회 개최지를 선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KPGA 측은 “아직 결정된 바가 하나도 없다”며 “개최 일정 2개월 전인 8월 둘째 주까지도 후원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선수들과 KPGA 회원들에게 대회 취소를 공식 공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취재 결과 KPGA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OO오픈 취소 ▲인스앤코 인비테이셔널을 OO오픈 개최 시기 변경 ▲인스앤코 인비테이셔널 상금 1억원 축소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후 약 일주일 넘게 별다른 공지가 없었다.
OO오픈이 이미 최소된 상황에서 KPGA 측이 차일피일 발표를 미룬 이유는 인스앤코 인비테이셔널 대회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이후 일주일 사이 인스앤코 인비테이션널은 취소됐고, 이에 새로운 스폰서가 나타나면서 전격 교체됐다. 대회 장소 역시 지난 14일 플라밍고CC로 결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작 선수들에게 대회 취소와 일정 변경 사안을 직접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KPGA 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한 선수는 이날 “KPGA 측에서 선수들에게 직접 공지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선수는 “(취재진) 연락을 받기 전까지 취소된 줄 몰랐다”며 “이미 소문이 돌아 예상은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회 취소 자체는 불가피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마케팅 예산 축소로 스포츠 스폰서십 시장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결과보다 과정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시드 유지가 절실한 선수들은 남은 대회에서 최대한 많은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을 쌓아 순위를 끌어오려야 한다”며 “선수 스케줄 및 대회 준비는 차치하더라도 대회가 취소되면 포인트나 상금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사태는 앞서 제기된 ‘숫자 부풀리기’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KPGA는 올해 초 2026시즌 투어를 20개 대회, 총상금 약 244억원 규모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총회에서 승인된 사업예산안에는 실제로 19개 대회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OO오픈은 끝내 개최되지 못했고, 2026시즌 KPGA 투어는 19개 대회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김원섭 KPGA 회장 취임 이후 대회와 상금 모두 감소세다. 2024년 22개 대회, 2025년 20개 대회, 그리고 올해 19개 대회로 치러지게 된다. 총상금 역시 2024년 대비 약 40억원 가까이 감소한다.
투어 운영의 중심에는 선수와 팬이 있다. 이번 OO오픈 취소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다. 투어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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