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하이서 본토 1호점 오픈
좌석보다 테이크아웃 중심 운영
셰이크·스무디·주스 메뉴 선봬
제철 과일 활용…현지화에 힘써
핵심 대도시 중심 전략적 배치
2026년 중부 경제권으로 확장 박차
상하이·베이징 등 개점 준비 중
연말까지 매장 100곳 오픈 목표
“투바투 수빈이 먹는 레시피 그대로 토핑을 올렸어요.”
#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루의 IAPM 쇼핑몰. 디저트 매장과 레스토랑이 줄지어 지하 F&BH 공간 사이로 익숙한 영문 간판 ‘yoajung’이 눈에 들어온다. 매장 앞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캐릭터인 ‘뿔바투’ 키링을 단 가방을 멘 10대 방문객들이 서 있었다.
한국의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요아정이 중국 디저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명은 ‘유거지아’. ‘요거트 집’이라는 뜻을 살린 이름이지만, 현장에서는 한국 브랜드라는 정체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매장에 들어서자 “어서오세요, 니하오 유거지아!”라는 직원들의 우렁찬 인사가 들렸다. K-팝이 흘러나오고 제품을 받은 방문객들은 먹기 전 한글이 적힌 포토존에서 사진부터 남겼다. 중국 젊은 소비자에게 디저트는 식품이면서 동시에 SNS에 올릴 콘텐츠이기도 했다.
요아정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요아정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브랜드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연예인을 좋아해 매장을 방문하고 해당 연예인이 먹은 토핑 조합을 그대로 따라해보려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K-팝 좋아하면 들르는 곳”… 팬덤이 만든 유입
상하이 IAPM점은 지난해 7월 문을 연 요아정의 중국 본토 1호점이다. 오픈 당시에는 쇼핑몰 F&B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섰다. 현재도 매장에는 SNS에서 본 아이돌 토핑 조합을 주문하려는 10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투바투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올리비아(15)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고 “TXT 멤버들이 요아정을 먹는 것을 보고 찾아왔다”며 “수빈이 추천한 토핑대로 먹었다”고 웃었다.
16살 동갑내기인 캐롤라인과 에이프릴은 도우인(중국판 틱톡)에서 본 ‘연준 정식’을 주문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영수증에는 ‘천재 아기 고양이(天才小猫) 픽 요거트 아이스크림 볼’이 찍혀 있었다.TXT 멤버 연준의 별명에 연준이 직접 고른 자몽·벌집꿀·초코쉘 토핑 조합을 반영한 메뉴다.
◆한국은 아이스크림, 중국은 셰이크
다만 K-팝만으로 장기 흥행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현지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결국 ‘현지화’라고 강조했다. 한국 브랜드라는 첫인상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되지만, 재방문을 만들려면 중국 소비자가 실제로 좋아할 메뉴와 소비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요아정은 한국 매장과 메뉴 구성부터 다르다. 한국에서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다양한 토핑을 조합하는 방식이 중심이지만, 중국에서는 셰이크·스무디·주스형 메뉴가 전면에 배치됐다. 차와 음료를 즐기고 쇼핑몰 안에서 컵을 들고 이동하며 마시는 현지 소비문화를 반영한 결과다. 매장도 좌석을 거의 두지 않은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운영된다.
현지 인기 메뉴 역시 음료형 제품에 집중돼 있다. 중국 매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메뉴는 ‘제주도 한라봉 건치즈 아이스 요거트 쉐이크’다. 원료는 현지에서 조달한 오렌지류 과일을 쓰지만, ‘제주’와 ‘한라봉’을 앞세운 한국적 콘셉트가 소비자 호기심을 끌고 있다.
현지 직원은 “중국에서 생과일 수입이 까다로운 만큼 현지 과일을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적인 이름과 색감 덕분에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메뉴”라고 설명했다. ‘딸기 달콤심 건치즈 아이스 요거트 셰이크’, ‘베리베리 밀크 찹쌀떡 건치즈 아이스 요거트 셰이크’도 인기 메뉴로 꼽힌다.
요거트에 대한 건강식 이미지도 현지 안착을 도왔다. 중국에서는 찬 음식을 자주 먹지 않는 식문화가 있지만, 요거트는 비교적 건강한 식품으로 받아들여진다. 요아정은 아이스크림 컵 용량을 한국보다 줄이고 쉐이크·스무디 등 음료형 메뉴를 강화해 차가운 디저트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현지화 메뉴와 매장 디자인도 중국 법인이 독자적으로 정하지 않고 한국 본사와 협의해 적용한다.
◆쑤저우 매장도 북적… ‘양메 스무디’로 현지화
상하이에서 차로 1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쑤저우센터점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바지 건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쑤저우센터 플라자 안에 자리한 이 매장에서도 직원들은 “어서오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저녁시간대 매장 앞에는 목말을 태운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고객과 쇼핑몰을 찾은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매장 앞에서는 한 직원이 여름 한정 메뉴인 ‘양메 스무디’ 시식을 권하고 있었다. 양메는 중국에서 여름철 즐겨 먹는 제철 과일이다. 현지 F&B 브랜드들도 여름이면 양메이 시즌 메뉴를 선보인다. 요아정은 이 과일을 활용해 여름방학을 겨냥한 시즌 메뉴를 개발했다.
◆상하이서 통하면 中전국으로…‘명함 마케팅’도 주효
요아정이 중국 본토 첫 매장을 상하이에 낸 것은 전략적 선택이었다. 상하이는 중국 디저트와 식음료 유행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최정민 요아정 중국 MF사 공동대표는 “상하이에서 성공하면 중국 전역에서도 통할 수 있고, 상하이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아정은 상하이를 시작으로 난징, 우시, 선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경제권으로 매장을 넓히고 있다. 현재 중국 내 매장은 18개로, 직영점 6개와 제휴 운영 매장 12개로 구성된다. 연간 GDP 1조 위안 이상 도시에는 13개 매장, 3000억 위안 이상 도시에는 5개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출점 전략의 핵심은 각 도시의 대표 쇼핑몰에 먼저 들어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초기 매장들은 상하이 IAPM몰을 시작으로 ▲베이징 허성후이 ▲우한 우상몰 ▲충칭·청두 완샹청 등 주요 쇼핑몰에 자리 잡았다. 최 대표는 “핵심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며 “올해는 중국 중부 경제권으로의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는 난징 더지 플라자다. 요아정은 이곳 입점을 위해 약 반년을 기다렸고, 현지서 3개의 매장을 낼 수 있는 비용을 이곳에 투자했다.
최 대표는 “난징 더지 플라자 입점은 중국에서 브랜드의 명함 역할을 한다”며 “이곳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쇼핑몰들이 별도 조사 없이 입점을 제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상하이 신천지에 새롭게 문을 여는 매장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100호점 향한 속도전…관리 체계도 병행
요아정은 올해 말까지 중국 내 1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 외에도 상하이, 베이징, 안후이, 저장 등지에서 6개 매장이 개점을 준비 중이다.
현지 관계자는 “각 지역의 가맹 파트너들이 한 개 매장만 여는 것이 아니라 2~3개, 많게는 지역 단위로 복수 매장을 열 계획을 갖고 있다”며 “연말 100개 매장은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숫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점 속도에 맞춰 관리 체계도 정비하고 있다. 신규 매장 직원은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 수료 평가를 거쳐 투입된다. 신제품은 제조 방식과 기기 운용이 실제 매장에서 구현 가능한지 확인하는 9단계 절차를 거쳐 출시된다. 중국 본사는 매월 CCTV 점검을 통해 주요 시간대 매장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시정을 요구한다. 빠르게 늘어나는 매장에서도 제품 품질과 운영 기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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