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리센느(RESCENE)의 멤버 원이가 예능 콘텐츠에서 사용한 경상도 사투리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일베(일간베스트) 용어’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누리꾼과 전문가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 예능 속 “무섭노” 발언…김현지 PD “혐오 표현 뿌리 둔 비문” 지적
논란은 최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에 게재된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 중 리센느 멤버 미나미의 일본 자택을 방문한 원이는 현장 담당 PD가 “무섭노”라고 말하자 이에 동조하며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MBC경남 소속 김현지 PD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공개 비판하며 논란이 표면화됐다. 김 PD는 “유튜브 클립에서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를 주고받고 있어서 속상했다”며 해당 용법이 경상도 어법에 맞지 않는 ‘일베식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리센느 팬들을 비롯한 누리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김 PD는 재차 글을 올려 “경상어 연구원들이 어법에 맞지 않는 사용이라 수없이 지적해 왔음에도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비문의 ‘노’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일베식 사고를 해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더 위기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모든 사용자를 일베로 단정 짓거나 사투리를 검열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혐오 표현에 뿌리를 둔 표현임을 알았을 때의 선택은 태도의 영역이다. 경상어 화자로서 한 번 더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학계 “감탄·독백형 ‘노’ 존재”…조국 “표준말 뒤 기계적 결합이 일베식”
그러나 다수의 누리꾼은 “일베의 혐오 표현 때문에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사투리 사용까지 검열받아야 하느냐”며 김 PD의 지적이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동남방언(경상도 사투리)에서 의문문이 아닌 형태의 ‘노’ 사용이 존재한다는 학계의 분석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안태형 동아대 기초교양대학 교수는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동남방언에서 ‘노’가 의문형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혼잣말이나 한탄, 독백 등 ‘감탄의 형태’를 표현할 때도 쓰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무섭노”라는 표현이 반드시 어법에 어긋난 비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쟁에 가세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SNS에 부산·서울 사람과 일베 사용자의 ‘노’ 구별법을 정리한 표를 게재하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조 전 대표는 “영남말 의문문에서 ‘나’와 ‘노’는 구별되어 사용된다”며 “‘나’는 판정의문문(예·아니오 확답 요구)에, ‘노’는 설명의문문(구체적 설명 요구)에 사용된다”고 부연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일베의 오용 때문에 전통 사투리 문화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미디어에 노출되는 대중문화 종사자로서 사회적 맥락과 혐오 표현에 대한 민감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