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에 호타준족 기대주가 등장했다. 프로야구 KIA의 외야수 박재현(20)이 입단 2년 차에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주전 리드오프로 거듭난 가운데 펀치력까지 갖췄다. 박재현은 16일까지 올 시즌 39경기서 3할 타격(0.316)부터 7홈런 24타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4를 써냈다. 이 페이스를 풀타임으로 환산하면 20홈런-20도루(24-27) 달성까지 바라볼 수 있다.
빠른 발만 있는 선수가 아니다. 이젠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내며 장타 존재감까지 넓혀간다. 지난해 1군 58경기에서 타율 0.081에 머물렀던 모습을 떠올리면 말 그대로 ‘괄목상대’다. 당시 안타는 5개뿐이었고 홈런은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1군의 벽 앞에서 부딪혔던 시간이 올해 도약의 밑거름이 된 듯싶다”고 바라봤다.
스스로도 변화의 속도가 낯설다. 이달 초 박재현은 “지난해 성적만 보고서는 1군 활약은 아주 먼 얘기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범호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선배님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빠르게 안착한 것 같다”고 돌아본 바 있다. 그러면서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팀을 괴롭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믿음의 기용에 제대로 부응 중이다. 3, 4월 25경기서 타율 0.280 및 1홈런으로 예열을 마쳤다. 한술 더 떴다. 5월 이후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2에 6홈런 OPS 1.138을 마크한 게 대표적이다
빠른 발로 상대를 흔드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번의 스윙으로도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타자로도 각성한 셈이다. 지난 15, 16일 대구서 열린 삼성전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가동했다.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재현은 지난해 우투수 상대 OPS 0.215, 좌투수 상대 OPS 0.411에 그쳤다. 1군 투수 공에 적응하는 것부터 과제였을 터. 그는 이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 및 세밀한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해는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우투수 상대 OPS가 1.027까지 치솟았고, 홈런 7개 중 6개를 오른손 투수에게서 뽑아냈다. 좌투수 상대로도 타율 0.360을 기록 중이다.
젊은 타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존재감이 또렷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만 25세 이하 국내 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박재현의 OPS는 대표팀 타자인 문현빈(한화·0.998), 김도영(KIA·0.950) 다음이다.
외야수로 한정하면 문현빈에 이은 두 번째다. 태극마크 시계와도 맞물린다. 한국 야구는 오는 9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종 엔트리는 6월 초 발표될 전망이다. 예년처럼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 중심에 와일드카드 3명을 더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현재 타격감이라면 박재현도 외야 후보군에서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물론 선수도, KIA도 들뜨지 않는다. 이 감독은 “지금 활약 정도로도 너무 만족스럽다”고 미소를 띄울 정도다. 이어 “(박재현 같은) 젊은 선수가 첫해 풀 시즌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팀과 개인에게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체력 저하와 상대 팀의 ‘현미경’ 분석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라는 점도 확실히 했다. 그렇기에 박재현의 과제는 지금의 기세를 긴 정규리그를 버틸 수 있는 경쟁력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이 감독은 “본인은 괜찮다고 해도 옆에서 잘 지켜보며 조금씩 휴식을 줘야 여름에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발에 장타까지 더한 스무살 리드오프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