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를 지탱하는 에이스 코디 폰세가 한국 야구 역사를 바꿨다. 선동열과 류현진이 보유하고 있었던 탈삼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폰세는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DH) 1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무려 탈삼진 18개를 솎아냈다. 이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기록'과 타이 기록이며, 류현진(한화)의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를 넘어선 기록이다.
두 기록이 다른 이유는 선동열 전 감독의 기록은 13이닝 기록이기 때문이다. 1991년 6월19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빙그레와의 경기에 해태 선발 투수로 나서 연장 13회까지 던져 삼진 18개를 잡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0년 5월11일 청주 LG전에서 9이닝 동안 탈삼진 17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폰세가 팀 동료 류현진의 눈 앞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그가 17번째 삼진을 잡자 류현진은 손뼉을 치며 축하했고, 18번째 삼진이 나오자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폰세는 “기록을 세우자 어머니가 생각났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서운 기세다. 올 시즌 93개의 삼진을 잡아 낸 폰세는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8승, 승률 1.000으로 이 역시 1위에 올라 있다. 이 흐름이라면 KBO리그 최초 외국인 투수 4관왕이라는 타이틀까지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앞서 NC 소속이었던 에릭 페디(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023시즌 평균자책점(2.00), 다승(20승), 탈삼진(209개) 부문 1위에 오르며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승률(0.769)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2019년 조시 린드블럼(당시 두산 베어스)은 역시 다승(20승), 탈삼진(189개), 승률(0.870) 부문에서는 타이틀을 차지했으나, 평균자책점은 2.50으로, 2.29의 양현종(KIA)에게 밀렸다.

국내 투수 중 4관왕은 선동열과 구대성, 윤석민뿐이다. 선동열은 1989∼1991년 3년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개 부문 1위에 올랐다. 다만 KBO리그가 탈삼진 1위를 시상하기 시작한 건 1993년부터다. 이에 선동열의 4관왕 기록을 공식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다. '공식 4관왕'이라고 부를 수 없다. 공식적으로 투수 부문 4관왕 최초 기록은 구대성이 보유하고 있다. 1996년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구원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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