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을 수 없는 뒤집기, 영웅군단의 처져 있던 어깨에 일순 활력이 돋아난다.
프로야구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서 11-10 신승을 챙겼다. 4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13승(27패)을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미친 시나리오’로 불려도 손색없을 경기였다. 키움은 이날 외인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로 승리를 조준했지만, 그가 5⅓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6회말 추격의 2점을 더해봤지만, 8회초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점수 차가 3-10으로 하염없이 벌어지기도 했다.
패색이 짙어보였던 경기.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영웅들이 8회말에 사고를 쳤다. 제구 난조에 허덕이는 KIA 불펜을 상대로 무사 만루 밥상을 깔면서 희망 불씨를 피웠다. 임병욱이 1타점 적시타로 첫 단추를 뀄고, 다시 펼쳐진 만루 기회에서 김태진의 극적인 그랜드슬램이 터지면서 두 팀의 차이가 일순 8-10으로 좁혀졌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쓸린 KIA가 뒤늦게 필승조 조상우-정해영을 투입했지만, 키움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다시 만루 판을 깔았고, 베테랑 최주환이 싹쓸이 2루타를 작렬시키며 기어코 7점 차를 뒤집었다. 8회말에만 8명의 주자가 홈을 밟는 엄청난 뒤집기 한판이었다.

경기를 마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8회 대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대견한 제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또 “만루홈런을 터뜨린 김태진과 역전 적시타를 때린 최주환이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마지막 단추를 채운 마무리 투수를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혼돈의 그라운드에서 9회초 등판한 주승우는 한준수를 삼진으로 잡고 박정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찬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어냈다. 홍 감독은 “1점 차 터프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주승우도 침착하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고 밝은 미소를 띄었다.
이 드라마가 반격의 서막이 될 수 있을까. 사령탑은 “오늘 승리가 팀이 반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연패 속에서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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