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성적표, 희비가 엇갈렸다.
2026시즌에도 프로야구 외인 시계는 분주히 움직였다. 올해는 특히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 외인 파이가 더 커졌다. 그만큼 각 팀의 운용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교체 마감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외인을 둘러싼 온도는 어떨까. 12일 현재 10개 구단 중 5개 구단(KT, LG, 두산, SSG, 키움)이 외인 교체 카드 두 장을 모두 소진했다. 삼성, 한화, NC는 1장씩을 남겨두고 있으며, KIA와 롯데는 그대로 남겨뒀다. 13건의 교체 중 투수가 9건, 야수가 4건이었다.
아시아쿼터 쪽도 예외는 아니다. 10명 중 4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아시아쿼터 중 유일한 야수였던 KIA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비롯해 두산 타무라 이치로, 롯데 쿄야마 마사야, 삼성 미야지 유라가 줄줄이 짐을 쌌다. LG의 경우 기존 라클란 웰스가 어깨 부상으로 쉼표가 붙자,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에서 뛰고 있던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를 영입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실질적으로 개막 전 구상했던 그림 그대로 한 시즌을 온전히 운영 중인 팀은 없다는 의미다.
시즌 중간 외인을 교체하는 건 리스크가 꽤 크다. 선택지 자체가 한정적인 데다, 비용 또한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독 부상 악재가 많았다. 부상 단기 대체 외인 제도가 활발히 활용된 것이 하나의 예다. LG, 롯데를 제외한 8개 구단이 단기 대체 외인을 영입했다. 기회를 얻은 10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건 웨스 벤자민(두산)과 로건 앨런(KT)뿐이다. 아데를린 로드리게스는 개인사정으로 KIA의 계약 연장에 고사했다.
예상치 못한 부진도 크게 작용했다. 화려한 커리어가 KBO리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SSG 앤서니 베니지아노가 대표적이다. 메이저리거 출신임에도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16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10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KT 맷 사우어도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18경기서 7승5패 평균자책점 4.88를 남겼다. 왕좌에 도전하는 KT로선 보다 더 강한 카드를 필요로 했다.
남은 시즌에도 외인들의 활약이 중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데드라인을 앞두고 합류한 이들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SSG는 이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마지막 교체 카드로 품은 페드로 아빌라가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5경기서 패배 없이 3승 평균자책점 1.93을 신고했다. 삼성과 LG도 새 외인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자 한다. 각각 크리스 페덱, 카를로스 카라스코와 손을 잡았다. 높은 이름값을 증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아직 완전히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팬들 사이에선 몇몇 이름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크진 않다. 자칫 급하게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팀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롯데는 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하며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했으나 11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8.23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남긴 채 떠났다. 시즌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는 외인은 누가 될까. 가을야구로 가는 마지막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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