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차고, 꺾거나 메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가상현실(VR) 헤드기어’까지 등장한다. 아시안게임(AG) 투기 종목의 풍경이 한층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오는 9월 예정된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선 유도·태권도·레슬링처럼 익숙한 터줏대감에 더해 종합격투기(MMA)가 새로 들어오고, 가상공간에서 겨루는 버추얼 태권도도 정식 종목 합류를 앞두고 있다.
한국 MMA는 출전 준비의 틀부터 잡았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5일 대한MMA총협회의 준회원 단체 가입을 승인했다. 대한MMA총협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산하 아시아MMA협회(AMMA) 회원 단체다. 대한체육회 공식 가입 단체가 되면서, 이번 대회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MMA 국가대표 선수단 파견 주체가 됐다.
아시안게임 MMA는 흔히 떠올리는 케이지가 아니라 매트 위에서 치러진다. 세부 종목은 전통 MMA와 현대 MMA로 나뉜다. 복장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전통 MMA는 도복을 착용하고 경기복을 잡는 플레이가 허용된다. 반면 래시가드와 쇼츠를 입는 현대 MMA는 경기복 잡기가 금지된다.
금메달은 총 6개가 걸려 있다. 전통 MMA는 남자 65㎏급·77㎏급, 여자 60㎏급, 현대 MMA는 남자 60㎏급·71㎏급, 여자 54㎏급으로 진행된다.
한국 국가대표로는 현시점 남자 71㎏급 최은석과 여자 54㎏급 이보미 등 현대 MMA 두 체급 출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출전권 경쟁은 포인트 싸움이다. AMMA 랭킹은 체급과 경기 형식별로 따로 산정되고, 이 포인트가 AG 출전 자격 판단에 활용된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4회 AMMA 아시아선수권대회도 중요한 관문이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이보미는 자신의 체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은석은 첫 경기를 잡은 뒤 준준결승서 패해 최종 8위로 마무리했다.
두 선수 모두 꾸준하게 아시아선수권을 출전, 누적된 포인트도 고려해야 한다. 최은석의 경우 지난 1월 중국서 열린 3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
김성태 대한MMA총협회 사무처장은 “변수가 없다면 (랭킹상) 이보미와 최은석의 AG 출전은 확정적이라고 본다”며 “부상 없이 AG로 향하는 게 목표다. 6월부터 주기적으로 소집 훈련을 진행한다. 협회도 선수들과 힘을 합쳐 메달권 진입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권도에서도 색다른 장면이 예고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1일 조직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VR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VR 헤드기어와 동작 추적 장치를 착용하고 신체 접촉 없이 가상공간에서 겨룬다. 제한 시간 안에 상대의 파워 게이지를 먼저 소진시키거나, 경기 종료 시 더 많은 게이지를 남긴 선수가 이긴다.
가상공간에서 승부가 이뤄지는 만큼 성별과 체격, 신체 조건의 차이를 일정 부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녀 맞대결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정식 종목 채택 시 17세 이상 35세 이하 선수가 참가하는 남녀 혼성 개인전, 16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 대표선수 선발의 경우엔 AG에 출전 예정인 겨루기·품새 참가 선수 약 160명 안에서 버추얼 태권도 출전 선수를 뽑는 구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가 디지털 기술을 만나 또 다른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는 셈이다. WT 관계자 역시 “버추얼 태권도를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매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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