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이 던지고, 주저 없이 치고, 망설임 없이 뛴다. 2026년 프로야구는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 전성시대다. 이 중심엔 2006년생 투수 최민석(두산)과 외야수 박재현(KIA)이 있다.
마운드 위 얼굴은 단연 최민석이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곰 군단에 합류한 그는 올 시즌 8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를 써냈다. 21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2.17)다. 45⅔이닝 동안 허용한 홈런도 단 1개뿐이다. 지난해 3승3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2년 차에 더 큰 도약을 이룬 모양새다.
눈길을 끄는 건 특유의 투구 스타일이다. 최민석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3.7㎞(스탯티즈 기준)에 형성된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라고 보긴 어렵다. 볼넷 역시 2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많다.
대신 이를 상쇄하는 운영 능력이 일품이다.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의 배트 중심을 비껴가게 만들고,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끌고 간다. 땅볼/뜬공 비율(1.47)이 규정이닝 기준 3위다. 국내 투수로 보면 선두에 올라있을 정도다.
위기서 강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24개의 볼넷 중 득점권서 볼넷을 내준 건 7개가 전부다. 배짱 있는 투구가 두드러지는 대목일 터. 평균자책점 2위(2.40)인 아리엘 후라도(삼성)의 경우 총 10개의 볼넷을 내줬는데, 6개가 득점권서 나왔다.
지난해 두산 감독대행을 맡았던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손민한(전 롯데)을 연상케 한다”고 극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무살답지 않은 노련함이 최민석의 가장 큰 무기라는 뜻이다.
타석에선 박재현이 연일 번뜩이고 있다. 2년 전 3라운드로 호랑이 군단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1군 58경기서 타율 0.081에 그쳤다.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41경기에 출전해 7홈런 26타점 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4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부문에서 강백호(한화)와 함께 공동 8위(0.333)다.
5월 들어 방망이가 폭발했다. 월간 타율 0.394를 몰아친 것. 이 기간 도루 공동 1위(6개)에 올랐고, 안타(26개)와 홈런(6개)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빠른 발에 장타까지 겸비해 호랑이 군단의 만능 열쇠로 떠올랐다. 개막 전 리드오프 자리를 두고 고민이 컸던 이범호 KIA 감독도 “(박)재현이가 걱정거리를 다 풀어줬다”며 껄껄 웃었을 정도다.
직전 5시즌(2021~2025년) 동안 스무살 나이로 규정이닝(144) 또는 규정타석(446)을 채운 선수는 투수 이의리(KIA·2022년), 내야수 이재현(삼성·2023년) 둘뿐이었다. 최민석과 박재현이 이 어려운 길 위에서 힘찬 첫걸음을 뗐다. 둘은 각각 145이닝, 496타석 페이스를 달리는 중이다.
범위를 넓히면 내야수 박준순(두산)도 빼놓기 어렵다. 오른쪽 허벅지 전면부 근육 부분 손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었지만, 결승타 6개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동갑내기 최민석과 함께 두산의 새로운 기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열기를 더할 후보로 불펜서 선발로 변신한 두 기대주들이 번호표를 뽑았다.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중 한 명인 정우주(한화)는 팀 동료 문동주가 불운의 부상에 시즌 아웃되면서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현시점 소화 이닝을 늘려가는 과정에 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7.43에 머물렀던 좌완 박정훈(키움)은 최근 3경기서 평균 5.11이닝을 소화, 1승1패를 작성했다.
2006년생들의 질주는 이제 막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프로야구 스무살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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