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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뿌리 품고, 세계로] '브리저튼4' 하예린 “영어 이름 짓지 않은 것 감사해”

입력 : 2026-05-18 11:20:56 수정 : 2026-05-18 13: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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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외손녀'에서 글로벌 스타로
-동양인 대표 글로벌 배우라는 말에 "갈 길 멀지만 막중한 책임감 느껴"

한국계 호주 배우 하예린이 넷플릭스 대표 시리즈 브리저튼의 새 얼굴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동양계 배우가 시리즈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파트1, 파트2가 공개됐으며 두 번 다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영어 쇼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즌4는 브리저튼 가문의 차남 베네딕트(루크 톰슨)와 신비로운 여인 소피 백(하예린)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하예린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과정은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이다. 한국에 머물던 중 오디션 연락을 받았다. 

 

하예린은 “엄마가 태안에 사셔서 한국에 있을 때였다.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에이전트가 전화해서 ‘너 브리저튼 아냐’고 묻더라. 당연히 안다고 했다. 그런데 24시간 안에 장면 두 개를 찍어서 보내라고 했다.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보냈는데, 며칠 뒤 줌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라고 돌아봤다.

 

이후 프로듀서, 감독과의 미팅, 상대 배우 루크 톰프슨과의 케미스트리 리딩까지 이어졌다. 최종 연락을 받은 순간은 강남의 한 식당이었다며 “‘소피 백 역을 맡게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랑 같이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렸다. 주변 사람들이 ‘저 여자 괜찮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던 게 기억난다”라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소피 백은 신데렐라형 여주인공이 아니다. 하녀라는 낮은 신분, 쫓기듯 살아야 하는 처지 속에서도 사랑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지 않는다. 베네딕트의 마음을 받지만, 그의 정부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거절하는 선택은 이 캐릭터를 자기 존엄을 지키는 인물로 만들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소피의 이름에도 있다. 원작 소설에서 소피의 성은 베켓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캐스팅 이후 B로 시작하는 한국 성씨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하예린은 “‘백’이 비슷하게 들려서 바로 생각났다. 그렇게 바로 결정됐는데, 내 한국인 정체성에 맞는 성으로 바꾸는 걸 제작진이 당연히 여겨줘서 고마웠다”라고 웃었다.

 

하예린은 원로 배우 손숙의 외손녀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이름 없이 자신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어머니가 영어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것에 감사하다. 한국인 정체성을 자신감 있게 보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예린은 한국계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소피 백이라는 캐릭터 역시 동양인이 있는 그대로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예린은 과거 동양인을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제가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순전히 운이 좋아서이지 않을까, 그 운이 다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거다. 그 책임을 가볍게 느끼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을 대변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다만 변화의 흐름 역시 분명히 체감하고 있었다.

 

하예린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더라도 동양인 배우에게 오디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변화가 필요한 곳에서 선두에 설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프로모션 과정에서 일부 인종차별 논란도 제기됐다. 포스터 배치, 콘텐츠 내 위치, 해외 매체의 이름 오기입 등이 문제로 언급됐다. 서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저도 코멘트를 봤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 있을 때는 전혀 인종차별적이라고 느끼거나 개인적으로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엇다. 다만 세부적인 디테일이 간과된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이해되는 지점도 있다”라고 답했다. 

 

한국 활동에 대한 바람도 있다. 하예린은 “한국말을 할 때 호주 발음이 있는 것 같아서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다”며 “특히 국제적인 영화제에 가는 작품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인다. 브리저튼 다음 시즌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브리저튼 가족에 속하게 됐으니 다음 시즌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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