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5배 규모 … 32만 명 운집
펄어비스 ‘붉은사막’ 영상 호응
흥행작 ‘검은사막’ 부스도 북적
넥슨 차기작들 큰 주목 못 받아
낮은 인지도 … 유럽 높은 벽 실감
전 세계 63개 나라에서 1220여개 기업들이 출전한 게임 박람회 ‘게임스컴 2023’이 우리 기업들에게 양극화의 정의를 각인시킨 채 성대하게 끝났다. 게임스컴이 열린 독일 쾰른 메세를 찾은 숫자는 32만여 명에 달했고, 이는 지난 2022년보다 6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게임스컴은 이달 22일(현지 시간) 저녁 오프닝 행사인 ONL(Opening Night Live)을 시작으로 총 엿새 일정을 소화했다. 주요 출품 기업들이 참가하는 전야제 성격인 ONL은 신작과 게임 영상 소개, 대담 등이 진행되는 자리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전회차(2022년)의 경우 누적 시청수가 1억 회를 웃도는 등 인기를 증명했다.
이번 ONL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게임스컴의 단골 손님인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을 선보였고, 넥슨은 차기작 ‘워헤이븐’과 ‘퍼스트 디센던트’ 관련 영상을 송출했다. 두 기업 모두 자체 부스를 조성하기보다는 삼성전자나 마이크로소프트, AMD 등 향후 게임 서비스에 맞춰 협업할 예정인 곳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방문객들을 접했다.
국내 미디어들은 세 작품 모두 ‘예비 이용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고 일제히 전했으나, 현지에서 체감하는 결과는 전혀 달랐다. ONL로 소개된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29일 기준으로 붉은사막이 250만 회를 훌쩍 넘겼고, 퍼스트 디센던트는 1/10수준인 29만 회선에 불과했다. 내달 21일 얼리 액세스를 앞두고 있는 워헤이븐은 2만 회를 가까스로 돌파했다. 인지도와 호응 면에서는 비교 대상이 아닌 셈이다. 이에 ‘환호’의 개념을 두고 실소도 터져나왔다.
펄어비스는 이미 전작인 검은사막으로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크게 성공했고, 덕분에 차기작 붉은사막으로 후광효과를 촉발했다. 붉은사막은 AMD 부스에서 실제 게임 장면이 들어간 영상이 나왔다. 검은사막의 인지도에 정비례해 붉은사막도 유럽 미디어들과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럽 최대 게임 배급사인 독일 국적의 게임포지 관계자는 “게임이 좋고, 기대감이 있으니 먼저 이를 감지한 대형 기업들이 펄어비스를 알아서 도와주는 모습”이라며 “여전히 콘솔이 강세인 유럽에서 검은사막의 흥행 실적은 차기작을 향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붉은사막은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로 그린다.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은 ‘에르난드‘ 지역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광활한 오픈 월드에서 탐험과 전투를 벌이는 주인공 ‘클리프‘를 4K의 초고화질 그래픽으로 약 3분에 걸쳐 담아냈다. 실제 같은 풍경에다, 모션 캡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박진감 있는 전투 액션, 주변 환경과 NPC(인공지능 캐릭터)의 상호작용, 여러 오브젝트의 물리 효과·연출 등을 지켜볼 수 있었다.
붉은사막은 기술적 제한 요소를 단번에 극복한 영상으로 호평을 누렸다. 일례로 캐릭터가 건물에 진입할 때 기존에는 로딩을 통해 전혀 다른 공간으로 플레이가 이어졌다면, 붉은사막은 움직임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자체 개발 엔진(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의미도 각별하다. 여기에 자유도를 십분 높여 강렬하고 실감나는 전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상황에 맞는 무기 사용, 오브젝트를 활용한 공격, 잡기·던지기·발차기 등 액션을 조합한 연계기로 나만의 전투를 살려갈 수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럽과 북미 같은 서구권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 PC로 출시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유럽에 정착한 만큼, 붉은사막을 다소 수월하게 설파했다. 이는 ONL에서 발표된 붉은사막의 새로운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만 봐도 확인 가능하다. 4200개가 넘는 댓글 중 거의 대부분 외국인들이 작성했다. 북미와 유럽권에서 붉은사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동생 뻘인 붉은사막의 몸값이 쑥쑥 치솟는 가운데 형인 검은사막 역시 게임스컴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뽐냈다. 검은사막은 전 세계 150여개 나라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른바 K-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누적 이용자는 5000만 명을 상회하고 합산 매출은 2조 원을 찍었다. 수려한 그래픽과 액션감 넘치는 전투에다, 매주 콘텐츠를 확충하고 수시로 이용자들의 반응을 수용해 강력한 팬덤을 자랑한다.
검은사막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오디세이 G9 Neo 57인치 와이드 모니터로 내방객을 홀렸다. 삼성전자로서는 검은사막이 지닌 유럽 내 인지도와 더불어 이를 미려하게 구현할 수 있는 PC와 모니터의 기술력을 전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삼성전자 측은 18세 이상 이용가인 검은사막은 폐쇄형 공간으로 별도 체험 부스를 꾸리고 신규 콘텐츠인 ‘아침의 나라’를 시연했다.
올해 6월 14일 전 세계 시장에 소개된 아침의 나라는 글로벌 콘텐츠 평점 집계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비평가와 이용자들로부터 81점의 종합 평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첫선을 보이는 신작도 80점 대의 점수를 얻는 사례가 흔하지 않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한국 게임 중에서도 상위권 점수에 속하고, RPG(역할수행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에 해당한다.
아침의 나라는 검은사막에 등장하는 새로운 영지다. 기존 중세 판타지 배경이 아닌 한국의 중근세 왕조 국가인 조선을 모티브로 완성된 가상의 국가다. 한국의 신화나 민담, 설화 등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다양하게 추가된다. 도깨비나 구미호, 손각시, 흥부놀부, 별주부전, 바보 온달 같은 한국 판타지 속 존재들과 전래동화 이야기 등의 모험 요소도 다채롭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넥슨을 비롯한 한국계 기업이 처한 현실의 벽은 높았다. 홈그라운드인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 박람회 지스타(4만 6000㎡)의 5배가 넘는 23만㎡ 규모의 게임스컴 현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비했다. 넥슨은 절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아직 형성되지 못한 팸덤으로 인한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일종의 파트너사의 지원에 기대야 하는 현실 속에서 뜻대로 결실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법했다. 넥슨의 워헤이븐과 퍼스트 디센던트는 밋밋한 현장 반응을 경험했다. 별도 부스 개설 없이 ONL을 통한 단발성 알림이었기에 크게 주목받지도 못했다.
하이브IM도 자체 독립 부스를 만들고 유통작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별이되어라2, 영문 서비스명: ASTRA)을 들고 나왔으나, 대기열을 양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별이되어라2는 중세 명화풍의 2D 액션 RPG다. PC와 모바일로 시판된다. 전작 ‘별이 되어라‘는 2014년 발매 이후 반짝 인기를 누렸으나, 이내 시들해졌다. 이에 후속작 별이되어라2도 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이 없는 상황에서 유럽 출정을 선언한 상태다.
블리자드 한국 법인 대표를 지낸 전동진 원스토어 대표는 게임스컴에서 기자와 만나 “(지스타와 비교 대상이 안 될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박람회인 게임스컴에서 유럽 진출을 꿈꾸는 한국 기업이라면 보고 느끼는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아시아권의 인기가 이곳에서도 반드시 통하지는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유럽에 맞는 콘텐츠와 유럽인들이 즐겨찾는 플랫폼(콘솔)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 KPGA 'OO오픈 취소' 기습 공지… 선수도 몰랐다](http://img.sportsworldi.com/content/image/2026/08/15//2026081551022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