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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내딸 금사월' 막장의 끝, 보여주다

입력 : 2016-01-04 09:07:18 수정 : 2016-01-04 0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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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기자] ‘내 딸, 금사월’이 2016년 첫 주말부터 막장 드라마의 끝을 보여줬다.

희망을 보여줘도 부족한 연초부터 막장 필력을 화면에 고스란히 쏟아냈다. 사고, 살인, 허무맹랑 등 자극의 끝판을 보여준 것. 분명 제작발표회 때 막장이 아니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얼마나 막장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마치 시청자들에게 영상 고문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주오월(송하윤)이 오혜상(금혜상-박세영)과 당한 교통사고 끝에 결국 사망한다. 주오월은 오혜상은 함께 탄 차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오혜상은 홀로 빠져나왔고, 차량에 갇힌 주오월은 끝내 차량 폭발로 화염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끌 정도였다며 분노했다. 기본적으로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너무 쉽게 파괴했다는 것이다.

워낙에 드라마가 그동안 막장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다시 그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추측이 중론이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딸 금사월’은 이미 여러차례 막장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드라마는 정상으로 돌아올 생각은 추호에도 없어 보인다. 행복한 가족의 집을 짓겠다는 당초 청사진은 온데간데 없고 매 회 참고 참았던 시청자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이다. 

별 일 없이도 엎치락 뒤치락 잘 살고 있는 쌍문동 식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과는 영 딴 판이다. MBC의 고전 원작 ‘한지붕 세 가족’처럼 그냥 사는 이야기만 그리던 드라마가 그리웠던 탓일까. 막장, 재벌, 신데렐라, 불륜 없이도 ‘응팔’은 잘만 굴러간다. 오히려 기대 이상의 호응을 구가하고 있다. 물론 ‘내 딸, 금사월’에게 ‘응팔’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막장도 하나의 장르라며 가족극의 탈을 쓰고 버젓이 방영되는 자체가 꼴 사나울 뿐이다. 시청자들은 자신보다 못한 바보같은 행동의 연기를 보며 우스워하고 ‘그래도 내가 낫지’라는 착각을 일으키며 드라마를 보게 된다. 말초신경에만 의지한 이런 드라마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패악적이다. 무의식적으로 학습효과를 가져와 습득되기 때문이다.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에 이어 ‘내 딸, 금사월’로 막장계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의 드라마엔 오히려 악역이 인기가 있을 정도다. 이번 주엔 욕했지만 그 다음 주엔 궁금해서 다시 보고 마는 한 막장 드라마는 연명한다. 아니 더 큰 인기를 끌기도 한다. 그렇게 방송사, 작가, 배우, 시청자가 다 같이 막장이 되고 만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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