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전력감.”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프로야구 KT의 ‘홀드왕’ 스기모토 코우키(26)를 택한 배경을 밝혔다. 빠른 공과 변화구의 조화, 잇따른 등판까지 소화할 수 있는 체력 역시 높이 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2일 일본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 신타카나와서 열린 2026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스기모토를 육성 3순위로 지명했다. 직후 구단 홈페이지에 담당 스카우트 인터뷰를 공개하며 선수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전했다.
야마모토 쇼고 소프트뱅크 스카우트는 스기모토를 향해 “힘껏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육성 지명이지만 즉시 전력으로 불펜에 합류해주길 바라며 지명했다”고 말했다.
눈여겨본 무기는 구속만이 아니었다. 그는 “직구는 최고 시속 153㎞까지 나오지만, 변화구 투수라고 할 만큼 매우 좋은 커터와 스플리터를 갖고 있다”며 “기교파이면서 공도 빠르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투도 가능한 만큼 선수층이 두꺼운 우리 불펜에서 경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무대에선 다양한 상황에 투입됐다. 스기모토는 올해 73경기서 71⅔이닝을 던져 25홀드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 5.90으로 안정감에는 숙제를 남겼지만, 필요에 따라 길게도, 연거푸도 던졌다. 사흘 연속 등판을 세 차례 소화했고, 구원으로 나서 한 이닝을 넘겨 책임진 경기도 11차례였다.
소프트뱅크가 오랫동안 지켜본 선수이기도 하다. 스기모토와 같은 이시카와현 출신인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고교 때부터 그에게 관심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매우 온화하고 성실한 성격”이라고 소개하며 니혼대와 도쿠시마 인디고삭스를 거치는 동안에도 계속 눈여겨봤다고 밝혔다.
스기모토는 대학 시절 NPB 지명을 받지 못한 뒤 독립리그 도쿠시마에서 3년을 보냈다. 올해 KT로 건너와 홀드왕에 오른 뒤에야 고국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시간은 걸렸지만 지금까지의 길이 결코 돌아가는 길은 아니었다”며 “착실히 성장해왔고, 지금이 승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일본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지명으로 소프트뱅크가 확보한 것은 계약 교섭권이다. 만일 스기모토가 육성선수로 입단하더라도 1군으로 가는 길은 보장되지 않는다.
기량을 입증해 구단당 최대 70명인 정식 등록 선수인 ‘지배하 선수’ 명단에 들어야 비로소 1군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입단 이후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출발점인 셈이다.
이 문턱을 넘어 일본 야구 슈퍼스타로 올라선 선례도 있다. 소프트뱅크가 키운 포수 카이 타쿠야(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투수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가 대표적이다. 둘은 2010년 육성 드래프트에서 각각 6순위와 4순위로 지명된 뒤 일본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야마모토 스카우트는 KBO리그에서의 시즌 마무리도 챙겼다. 스기모토에게 몸을 잘 관리해 내년 소프트뱅크에 힘이 돼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아직 한국 시즌이 남아 있으니 우선 한국 정상을 목표로 힘껏 던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기모토도 지명 직후 자신의 SNS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진심으로 기쁘고,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일본과 한국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시점 가장 중요한 목표를 분명히 했다. 스기모토는 “지금은 KT의 일원으로서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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