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이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나섰다.
조인성은 지난 23일 극장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의 남편 상우를 연기했다.
작품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감춰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에서는 11월에 공개된다.
조인성이 맡은 상우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정반대에 놓인 인물이다. 호석이 자본의 논리 속에서 밀려난 노동자의 얼굴이라면, 상우는 대대로 물려받은 자본을 바탕으로 부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상우는 겉으로는 호석과 미옥(전도연)에게 호의적이고 다정하게 다가가지만, 무심하게 던지는 말과 행동에서는 또 다른 면이 드러난다. 선의와 우월감, 호감과 거리감이 뒤섞인 인물인 만큼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조인성은 이런 상우의 모호함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힘을 뺀 연기로 표현했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표정과 말투, 시선의 변화를 통해 인물의 미묘한 결을 쌓아간다. 호석과 미옥, 예지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인물들과 마주할 때마다 상우의 얼굴도 조금씩 달라진다. 같은 친절도 상대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가 관계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강한 장르물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온 조인성에게 가능한 사랑은 또 다른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큰 동작이나 감정 폭발보다 인물 사이의 미세한 거리와 불편함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올해 조인성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나홍진 감독의 호프,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감독들의 작품으로 잇달아 관객과 만났다.
휴민트가 첩보 액션, 호프가 강도 높은 장르적 체험을 앞세웠다면 가능한 사랑은 인물과 관계, 계급과 욕망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장르와 연출 방식이 전혀 다른 세 작품을 연이어 선택하면서 조인성이 배우로서 활용할 수 있는 폭도 한층 넓어졌다.
가능한 사랑은 조인성에게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만한 작품이다. 익숙한 스타의 이미지를 앞세우기보다 이창동 감독의 세계 안에서 한발 물러선 연기를 보여주면서 배우로서의 다른 가능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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