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중요하지 않아요. 목표는 가을야구 뿐입니다.”
레전드 투수 류현진(한화) 앞에는 늘 ‘최초’, ‘최고’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하다. 올해 KBO리그 통산 1500탈삼진, 한·미 통산 200승 위업을 달성했고,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대기록을 단 한 개 남겨뒀다. 그럼에도 그의 시선은 오직 팀으로 향해 있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단 9구 만에 1이닝을 삭제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전반기 성적도 눈부셨다. 15경기에서 82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1.13개)은 리그 전체 1위다.
KBO리그 복귀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며 “강타를 최대한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의 발판 역할을 해 낸 것 같아 뿌듯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미 통산 탈삼진 대기록 완성은 잠시 미뤄졌다. 지난 5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이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한화는 보호 차원에서 류현진을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아쉬움은 없었다. 류현진은 “기록적인 부분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신경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 한다”며 “올스타전 이후 휴식기에 후반기를 잘 준비해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끔 할 계획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만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가장 큰 바람은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다. 한화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다 류현진이 복귀한 2024년 8위로 반등했다. 지난해에는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탄탄한 선발진과 든든한 타선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83승 4무 57패)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마운드를 이끈 외인들이 모두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새 외국인 투수들이 영입됐지만, 전년도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하다. 류현진이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도맡고 있다. 현재 한화는 6위(40승 2무 40패)다. 가을야구 턱걸이 노선인 5위 두산(44승 2무 41패)과는 1.5게임 차, 7위 NC(39승 1무 42패)와도 1.5게임 차로 쫓기는 촘촘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류현진은 후반기 반등을 정조준한다. 그는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하나도 없다”며 “지난해처럼 꼭 가을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과 좀 더 똘똘 뭉쳐야 한다.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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