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팬들의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공연 불허 결정에 반발한 현지 팬들은 정부와 공연기획사의 해명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논란이 커지자 칠레 정부는 조건부 공연 허용 방침을 내놨다.
5일(현지시간) 칠레 현지 매체 비오비오칠레 등에 따르면 약 600명의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는 수도 산티아고 플라사 이탈리아에 모여 대통령궁인 라모네다궁까지 평화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보라색 의상과 풍선, 깃발을 들고 공연 개최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논란은 칠레 체육부 산하 국립스포츠연구소(IND)가 오는 10월 예정된 산티아고 국립경기장 공연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360도 중앙 무대 설치로 경기장 잔디가 훼손되고 주요 스포츠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공연 티켓은 이미 전석 매진된 상태였다. 체육부는 공연기획사가 정부의 공식 승인 이전에 티켓을 판매했다고 밝혔으며, IND는 문화행사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팬들은 공연 장소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티켓이 판매된 점과 공연기획사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일부 참가자는 “팬들에게도, BTS에게도 무례한 일”이라며 정부와 기획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시위는 산티아고뿐 아니라 비냐델마르, 푸에르토몬트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에 보다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칠레 정부는 공연 개최를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공연기획사는 무대 하중 구조와 잔디 보호 방안, 행사 운영 계획 등 기술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앞으로 승인 없이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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