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회 초반 최대의 이변을 연출한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의 골키퍼 보지냐가 미국 정치권의 지원에 힘입어 모친에게 월드컵 무대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18일 ESPN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지냐의 모친이 카보베르데와 우루과이의 H조 2차전을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미국 입국 비자가 발급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은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스페인이 무려 27차례의 슈팅을 쏟아부으며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카보베르데는 90분 내내 육탄 방어로 골문을 사수했다.
그 중심에 보지냐가 있었다. 이날 보지냐는 골문으로 향한 스페인의 유효슈팅 7개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고 모두 쳐냈다. 보지냐는 월드컵 초반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경기 직후 보지냐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보지냐의 모친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 미국 비자 문제와 비용 탓에 아들의 월드컵 데뷔전을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보지냐의 모친이 미국행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는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정책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비자 만료 후 불법 체류율이 높은 약 50개국 시민이 관광 비자를 신청할 때 최대 1만5000달러(약 2270만원)의 보증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대상 국가에는 카보베르데도 포함돼 있었다. 체류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에보라는 일찌감치 미국행을 포기해야 했다.
사연을 접한 미국 정치권이 즉각 움직였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자녀가 역사를 만드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다음 경기에 어머니가 참석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국무부와 카보베르데 정부, FIFA가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보증금 제도로 영향을 받는 월드컵 참가국 선수와 그 가족 전원에게 보증금 및 모든 비자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통보했다. 또한 여권이 없던 보지냐의 모친을 위해 카보베르데 당국이 긴급 여권 발급 절차를 진행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협력해 준 루비오 국무장관과 국무부 관계자들, 카보베르데 정부와 FIFA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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