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일상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1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한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올랐다. 건강관리와 여가를 위해 운동을 생활화하는 사람이 늘면서 골프, 테니스, 수영처럼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는 스포츠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과 레저 스포츠가 본격적으로 늘어난다. 퇴근 후 테니스장을 찾거나, 주말 골프 라운딩을 나가고, 수영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식이다. 문제는 운동량이 늘어나는 만큼 몸이 받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충분한 준비 없이 팔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동작을 이어가면 어깨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골프 스윙, 테니스 서브, 수영 스트로크는 모두 어깨 관절과 회전근개에 반복적인 자극을 주는 대표적인 동작이다. 처음에는 뻐근함이나 묵직한 통증 정도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렵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증상으로 번질 수 있다. 여름철 운동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근력 관리, 통증 발생 시 조기 진료가 중요하다.
경산중앙병원 정형외과 최창현 전문의의 도움말로 팔을 들 때 어깨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반복되는 중장년층이 알아야 할 회전근개 파열의 신호와 관리법을 알아봤다.
◆어깨 힘줄 4개, 어느 하나라도 찢어지면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을 통칭하는 용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는 모든 동작에 관여하며, 어깨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구조다. 이 힘줄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찢어진 상태가 회전근개 파열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회전근개 수술을 받은 환자는 8만 5,122명으로,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87.6%를 차지했다. 어깨 질환 전체로 보면 2024년 진료 환자가 약 242만 명에 달했으며, 60대(28%)와 50대(26%)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40대 이후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데다, 최근 골프·테니스·배드민턴 같이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을 즐기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회전근개 손상이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최창현 전문의는 "회전근개 힘줄은 혈액 공급이 적고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되기 어렵다"며 "특히 40대 이후에는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어도 어깨를 많이 쓰는 직업이나 운동으로 점진적인 파열이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십견과 헷갈리기 쉽다…결정적 차이는 ‘팔 들어 올리기’
어깨 통증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환이 오십견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에서 흔한 어깨 통증 중에는 회전근개 파열도 적지 않다. 두 질환은 모두 어깨가 아프고 팔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어 혼동하기 쉽지만, 실제 원인과 치료 방향은 다르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막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면서 관절 자체가 굳는 질환이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이 찢어진 손상이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한쪽은 관절이 굳는 문제, 다른 한쪽은 힘줄이 손상된 문제인 셈이다.
간단히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은 ‘팔 들어 올리기’다.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과 힘 빠짐 때문에 잘 올라가지 않지만, 반대쪽 손으로 아픈 팔을 받쳐 올리거나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어느 정도 올라가는 경우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힘줄 손상으로 팔을 드는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십견은 관절 자체가 굳어 있어 스스로 올릴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려줘도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팔을 바깥쪽으로 돌리는 동작이나 등 뒤로 손을 보내는 동작이 뻣뻣하게 막히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야간통도 중요한 신호다. 밤에 누웠을 때 아픈 쪽 어깨로 돌아눕기 어렵거나,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고,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을 때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보다 회전근개 손상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최창현 전문의는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붙지 않고 파열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며 “어깨 통증을 단순 오십견으로 판단해 방치하면 치료가 복잡해질 수 있어, 통증이 지속되거나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감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는 신호는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특정 각도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반복되거나, 머리 위쪽으로 손을 뻗는 동작·등 뒤로 손을 돌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팔에 힘이 빠지면서 툭 떨어지는 느낌이 있거나, 어깨를 움직일 때 마찰음 같은 소리가 들리는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야간 통증으로 수면이 방해받는 경우에는 진료가 필요하다.
진료실에서는 신체 검사로 어느 힘줄이 손상됐는지 확인한 뒤, 초음파나 MRI 검사로 파열 위치와 범위를 평가한다. 초음파는 간편하지만 정확도에서는 MRI가 더 신뢰할 수 있는 검사로 알려져 있다.
최창현 전문의는 "통증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 진통제로 버티기보다 한 번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50대 이후에는 통증이 가라앉아도 파열은 그대로 남아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든 회전근개 파열이 수술 대상?
회전근개 파열은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파열 범위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힘줄 두께의 50% 미만이 손상된 부분 파열이거나 통증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어깨 강화 운동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전층 파열이거나 파열 범위가 큰 경우,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큰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봉합 수술을 고려한다.
문제는 방치한 채 오래 두는 경우다. 파열된 힘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위쪽으로 말려 올라가고, 근육은 지방 조직으로 변성되어 봉합이 어려운 상태가 된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안심하다가 봉합조차 어려운 단계에서 병원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창현 전문의는 "회전근개 파열은 통증보다 파열의 진행 자체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초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 없이 관리할 수 있는 환자도 많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결과가 더 좋다"고 강조했다. 어깨 통증을 단순 노화로 넘기지 않고 한 번은 점검해보는 것이 회전근개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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