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후반전을 노려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는 지난 20일부터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주간의 고지대 적응에 돌입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해발은 약 1460m. 체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약 1571m)와 비슷하다.
대표팀은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한 후 2∼3일간 저강도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유가 있었다. 박원일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은 “고지대에는 적응만 하면 평상시 훈련량을 그대로 소화할 수 있다”라며 “다만 선수별 개인차가 있다. 홍 감독에게 합류 초기 2~3일은 저강도 회복 훈련 위주로 운영해달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고지대는 이번 월드컵의 A조 핵심 변수 중 하나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은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뚜렷한 경기력 저하를 보이며 부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고지대에서는 왜 선수들이 힘들어할까. 박 위원은 “고지대에서도 평지와 마찬가지로 산소 농도는 동일하다. 다만 면적당 산소 밀도가 낮다. 호흡할 때 산소 이용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로가 더 빨리 누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소가 이용 효율이 떨어지면 피로가 쌓이게 되고 평소보다 근육 회복 속도가 더뎌진다”고 했다.
적응이 관건이다. 박 위원은 “최소 2주 동안은 생활 자체를 고지대 환경에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트레이닝과는 별개로 계속 몸의 시스템이 환경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응 과정 없이 갑자기 고강도 신체 활동을 하면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호흡이 버거워질 수 있다”고 했다.
후반전, 얼마나 피로 누적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박 위원은 “전반전에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다만 후반 70분 이후부터는 스프린트 회복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피로가 누적되면서 체력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평지 경기에서는 후반 80분 이후 나타나는 체력 저하가 고지대에서는 70~75분 정도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2일 대회 A조 1차전, 체코와의 맞대결이 32강으로 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체코는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FIFA가 지정한 장소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해발 190m의 저지대인 미국 텍사스주 맨스필드에 터를 잡았다. 사실상 별도의 고지대 적응 없이 한국과의 1차전을 맞이한다.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후반 공세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공격을 주도하고, 후반 막판 활동량이 많은 오현규(베식타시)가 투입되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박 위원은 “전반에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후반에는 우리 대표팀이 체력적인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지대를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손흥민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 박 위원은 “톨루카와 과달라하라의 해발 차이는 약 1000m 정도 난다”며 “손흥민은 훨씬 높은 고지대 환경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과달라하라는 오히려 쾌적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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