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카리스마, 그리고 원클럽맨 출신이자 레전드. 최적의 조건이다. 김현석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흔들리는 울산 HD를 구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는다.
23일 축구계에 따르면 김현석 감독이 울산의 사령탑에 오를 예정이다. 관계자는 “지속해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울산 입장에서는 최적의 감독 선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울산은 2025시즌 풍랑을 만났다. 앞서 K리그1 3연패라는 눈부신 금자탑을 쌓았지만, 성적 부진에 흔들렸다. 여기에 시즌 중반 신태용 전 감독이 부임했지만, 각종 잡음을 내며 중도 퇴진했다. 선수단은 크게 흔들렸고, 결국 자존심에 금이 갈 정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울산이 감독 선임에 심혈을 기울인 배경이다. 성적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장을 잃고 흔들리는 선수단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급선 과제를 풀어야 했다. 물론 이정효, 정정용, 김도균 감독들도 후보군에 있었다. 하지만 다각도로 판단한 결과 김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전남을 이끌던 김 감독은 지난 15일 계약을 마무리했다. 울산 관계자는 “김 감독과 구단이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990년 현대 호랑이(울산 전신)에 입단해 상무와 일본 J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울산에서만 12시즌을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선수 생활 막판에는 울산에서 플레잉코치를 지냈다. 선수 은퇴 후에는 2군 코치와 1군 코치, 수석 코치, 유소년 강화 부장을 거치면서 울산과 동행을 이어갔다.
화려한 이력도 빛난다. 컵대회를 포함해 K리그 통산 373경기에서 111골 54도움으로 통산 득점 10위에 랭크돼 있다. K리그 베스트11 6회, MVP(1996년), 득점왕(1997년)을 각각 1회 달성했다. 특히 축구 선수로는 작은 178㎝의 신장이지만, 그라운드만 밟으면 악착같고, 근성 있는 플레이로 공격을 주도했다. 또한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는 등 팀에 헌신하는 자세를 보였다. 팬들 사이에서 ‘가물치’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그만큼 울산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의미다.
지도자로서 능력도 검증됐다. K리그 사령탑으로 데뷔한 지난해 충남아산FC를 창단 5년 만에 최고 성적인 K리그2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물론 전남에서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인천이 독주를 펼치는 환경 속에서 지난해보다 승점, 승수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축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에서 흔들리는 울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격적인 전술 성향 역시 울산과 궁합이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울산을 기점으로 K리그1 사령탑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전북 현대는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과 연결되고 있으며, 최근 광주FC와 결별한 이정효 감독은 K리그2 수원 삼성행이 유력하다. K리그2 강등 직전까지 내몰렸던 제주SK FC는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보좌한 세르지우 코스타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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