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이겼으니까 다행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잡아낸 승리, 그렇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내야수 신민재(LG)가 하루에만 5출루 맹활약을 뽐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멀티히트와 눈야구, 도루는 물론, 끝내기의 발판까지 마련하며 말 그대로 ‘북 치고, 장구 치고’를 보여줬다.
L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NC와의 홈경기에서 짜릿한 9회 말 끝내기로 9-8 승리를 거뒀다. 양 팀 합쳐 안타 24개, 사사구 17개가 나왔을 정도로 매 순간이 치열했다.
기나긴 혈투 끝에 9회 말 나온 송찬의의 끝내기 땅볼로 신승했다. 그에 앞서 해당 이닝 선두타자 박해민을 3루까지 보낸 신민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타수 3득점 3안타 3타점 2볼넷 1도루를 기록,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신민재는 활짝 웃으며 “어떻게든 이겼으니까 다행이다. 분위기가 왔다갔다 할 때는 일단 승리하는 게 먼저다. 이렇게 하고 졌다면 너무 아깝다”고 밝혔다.

특히 5회 말 5-6 열세 상황에서 마주한 무사 만루에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쳐 7-6 스코어를 만든 장면은 백미였다. NC의 바뀐 투수 임정호의 슬라이더를 공략, 유격수와 2루 사이를 깔끔하게 갈랐다.
신민재는 이때를 떠올리며 “임정호 선수의 공이 정말 치기 쉽지 않다. 어제(17일) 경기에서도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했다”며 “투 스트라이크 때와 카운트 잡을 때 조금 다르다는 걸 캐치했다. 이번 타석에선 투 볼 이후 3번째로 날아오는 슬라이더를 머릿속으로 그렸는데, 스트라이크를 당했다. 여기서 똑같이 들어온 다음 공을 놓치지 않은 게 딱 맞아서 안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6월의 모습은 가히 ‘돌격대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신민재는 이달 들어 1번과 9번을 오가며 빼어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6월에만 14경기 출전, 타율 0.397(58타수 23안타) 7볼넷 6삼진을 기록 중이다. 날이 갈수록 방망이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 최근 10경기서 무려 4할 타율(0.425·40타수 17안타)을 자랑하고 있다.
선수 본인은 “직구 타이밍으로 다 들어가고 있는데, 변화구도 계속 걸리고 있다”면서 “포인트가 앞에서 이루어지다 보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록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흙으로 가득한 유니폼이 그의 마음가짐을 대변한다. “팀이 이기는 것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는 신민재는 “하루 안타 못 쳐도 다음 경기에서 2, 3개 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제 1번타자로 나서면서 안타보다는 최대한 많은 출루를 만드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단한 하루 속 귀중한 승리를 챙긴 하루, 그 의미를 되새긴다. 그는 “날이 더워지면서 모든 팀이 조금씩 힘들 때도 왔다. 그래서 경기력이 안 좋아지고, 진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덜 하는 팀이 이긴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