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따라 2대째 태극마크, 욕심납니다.”
매 시즌 한 걸음씩 내디디며 뚜렷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부족한 기량 탓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아쉬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슬픔은 모두 자양분이 됐다. 이제는 포항 스틸러스에 없어선 안 될 공격수로 성장한 이호재, 올 시즌엔 두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팀을 위해, 나를 위해 뛰겠다”고 외쳤다.
‘포항맨’이다. 2021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로 줄곧 포항에서만 뛰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스트라이커자 포항의 주전 공격수로 성장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있다. 올 시즌 13경기서 6골을 넣어 K리그1 득점 공동 3위(안양 모따)다. 이호재의 목표는 15골이다. 그는 “이 페이스라면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단순하게 내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기 보단, 내가 최대한 많이 넣어서 우리 팀이 높은 순위에 올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의 첫 득점왕을 노린다. 승강제 도입 이후 포항 출신 득점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우선 최근 포텐을 제대로 터트리고 있는 전진우(전북·10골)와 토종 간판 골잡이 주민규(대전·8골)를 넘어서야 한다. 이호재는 “공격수라면 매 경기 골을 넣고 싶은 게 당연하다.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다”며 “아직 결정력에서 부족함이 있긴 하다. 주민규 형은 정말 하나 때리면 하나 넣는 사람 아닌가. 보고 배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짙게 남는 아쉬움이 있다. 올 시즌엔 그마저도 자양분이 됐다고 설명하지만, 돌이켜봐도 씁쓸함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목표로 하던 이호재는 27경기서 9골·5도움에서 멈췄다. 지난해 8월 좌측 발목 인대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일찌감치 시즌에 마침표를 찍고 긴 시간 재활에 매진했다. 그는 “2023시즌(37경기 8골·1도움)에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지난 시즌엔 꼭 이루고 싶었다. 근데 딱 한 골을 남겨두고 부상을 입었다”며 “경기가 많이 남아있었는데 하는 아쉬움과 당시 우리 팀의 상황이 좋지 않았어서 너무 속상했다”고 회상했다.

시즌을 넘어 꼭 이루고 싶은 평생의 꿈이 있다. 바로 태극마크. 한국을 대표해 뛴다는 자부심을 안는 건 물론 현역 시절 ‘캐넌 슈터’로 유명했던 아버지 이기형 옌볜 룽딩 감독에 이어 2대째 국가대표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호재는 “아무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한 나라를,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인 만큼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뛰게 된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아버지를 따라 2대째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처럼 꼭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 이 감독도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는 조언과 잔소리보단 칭찬과 격려를 보내는 편이다. 이호재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할 땐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이제는 아빠도 내가 어느 정도 길을 찾았다고 생각하시는지, 몸 관리 잘하면서 감독님 주문을 잘 이행하라고 하신다. 초심 잃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신다”며 “아빠는 대표팀에서도 뛰고, K리그에서 이름을 날리셨던 선수 아닌가. 정말 자랑스럽다. 나도 최대한 그 길을 따라가고, 또 뛰어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당장 주어진 한 경기 한 경기에 몰두한다. 포항도 아직 갈 길이 멀다. 20일 현재 6위(5승4무5패·승점 19)다. 이호재는 “공격수니까 0순위로 득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빌드업 과정에서 내려가 간결하게 하라는 감독님의 주문을 더 잘 이행해야 한다. 팀 공격의 세밀한 부분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 발씩 더 맞춰가면 우리는 충분히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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