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원석은 누가 될까.
남자프로농구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신인왕 경쟁에 시선이 쏠린다. KT는 조엘 카굴랑안과 박성재가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고, 소노 이근준과 현대모비스 2년 차 가드 미구엘 안드레 옥존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0개 구단이 10~1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새싹들은 최고의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페이스를 올린다.

구단 최초 신인 선수상을 노린다. KT는 이제껏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집안싸움에도 활짝 미소 짓는 배경이다. 신인상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건 카굴랑안이다. 10일 현재 16경기에 나서 평균 19분13초 동안 7.3점 2.1리바운드 3.9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 중이다. 에이스 허훈과 같이 코트를 밟으며 포인트가드로서 공수에서 모두 활약하고 있다.
역대 두 번째 아시아쿼터 출신 신인왕을 노린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아시아쿼터 선수를 수상 목록에서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로 분류하고 있다. 2022~2023시즌 현대모비스 소속 론제이 아바리엔토스가 KBL 최초 외국 국적 신인왕을 차지한 바 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카굴랑안은 KT의 남은 경기 12경기 중 11경기에 나서야 신인왕 자격을 얻는다. KBL 규정에 따라 출전 가능한 경기 가운데 1/2 이상을 소화한 선수만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상을 위해선 부상을 가장 견제해야 한다. 자리를 이탈하는 순간 신인상 후보에도 들지 못할 수 있다.

카굴랑안과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박성재는 2라운드 신화를 꿈꾼다. 이번 시즌 드래프트서 2라운드 2순위로 KT의 부름을 받았으나, 스스로 기회를 찾아가고 있다. 19경기에 나서 평균 14분41초 동안 4.4점 1.7리바운드를 작성했다. 특히 최근 3경기서 평균 20분 이상 소화하며 7점을 올리는 등 페이스가 좋다.
후배들의 선의의 경쟁에 고참도 엄지를 치켜세운다. 문성곤은 “우리 후배들이 최고다. 누가 되든 꼭 KT에서 나왔으면 한다”면서 “경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카굴랑안은 한국 농구 스타일을 더 파악하고, 박성재는 스페이싱 타이밍을 알게 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대항마도 있다. 소노 이근준과 현대모비스 옥존이다. 이근준은 올 시즌 1라운드 2순위로 소노에 합류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출전 시간을 부여받아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고졸 신인의 패기가 매섭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무릎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를 비우면서 밀리기 시작했다. 19경기 평균 20분9초 5.2점 4.5리바운드를 마크하고 있다.
중고신인 옥존도 도전장을 내민다. KBL은 데뷔 시즌 출전 가능한 경기수의 1/2 미만 출전한 선수의 경우 두 번째 시즌에도 신인상 자격을 부여한다. 옥존이 KBL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자격이 있는 이유다. 올 시즌 39경기에 나서 15분58초 동안 5.0점 1.7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제는 발목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바운다는 점이다.

한편, 올 시즌 신인 박성재와 이근준은 3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이번 드래프트는 지난해 11월15일 열렸다. KBL은 출전 가능한 경기 1/2 이상을 소화한 선수에게만 신인상 자격을 부여한다. 시즌 중반에 드래프트가 열려 신인은 각 팀의 12번째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나설 수 있는 43경기의 50%인 22경기 이상 출전해야 신인상 자격을 얻는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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