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만큼 아프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어깨 질환이 있다. 바로 회전근개 석회성건염이다. 흔히 어깨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무리한 사용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어깨가 아프고 밤에 유독 통증이 심해지며 팔을 들기 어렵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회전근개 석회성건염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 즉 회전근개 내에 칼슘이 침착되면서 돌처럼 단단한 석회가 형성되는 질환이다. 석회가 염증을 일으키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고민이 깊다.
실제로 석회성건염은 중장년층에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석회성건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6만9838명에 달했다. 40~60대에서 유병률이 높으며 여성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다. 어깨 회전근개에 혈류가 떨어지거나, 퇴행성 변화, 과도한 사용, 반복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의 특징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날카로운 통증이다. 석회성 건염이 생성기, 휴지기를 거쳐 흡수기 시기에 접어들면, 석회가 우리 몸에 의해 녹아 들어가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이로 인해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국제견주관절학술지(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2023년)에서는 회전근개 석회성건염 환자의 70% 이상이 야간 통증을 호소하며, 평균 통증 지속 기간은 6개월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어깨를 들어 올리기 어렵거나 옷을 입는 동작조차 힘든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만성화되면 어깨 관절이 굳는 ‘이차성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석회가 쌓이는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을 때는 대부분 통증이 극심한 흡수기 단계이거나, 이미 만성화된 시기인 경우가 많다. 어깨에 특화된 의료진이 진찰과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석회를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다. 필요 시 MRI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 내 석회물질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판단하고 주변 조직 손상 여부도 평가해야 치료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석회성건염의 치료는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적용하며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견봉하 공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1~2회 주입하기도 한다. 단, 스테로이드 주사는 반복 시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 등이 있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석회 제거를 위한 관절경 수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대한견주관절학회지에 따르면 관절경을 이용한 석회 제거술은 약 90% 이상의 통증 개선 및 어깨관절 기능회복에 효과적이며, 수술 후 재발률도 드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 이후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어깨 관절이 굳지 않도록 스트레칭과 근력강화운동을 꾸준히 병행하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 어깨 회전 운동 등을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시행하여야 어깨 유연성을 높이고 재활에도 도움이 된다.
석회성건염은 ‘쉬면 낫는 병’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김영규 수원S서울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김영규 병원장은…
김영규 병원장은 정형외과 ‘어깨치료의 달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어깨 팔꿈치 질환부터 스포츠손상 및 관절경 수술까지 많은 노하우가 있는 의료진으로 꼽힌다. 그는 가천대 길병원 교수 및 주임교수를 역임하고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 대한견주관절 학회장을 지냈고, 2021년 대한정형외과스포츠의학회, 대한정형통증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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