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의 세계는 정글, 악착같이 해야한다!”
건강한 최주환(33·SSG)은 강하다. 부상에서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 9경기에서 타율 0.360(25타수 9안타) 3홈런 5타점 4득점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28~29일 인천 KIA전에선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덕분에 SSG 타선도 조금씩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최주환은 “남은 시즌 팀이 창단 첫해 가을야구를 가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1루수도 OK
눈여겨볼만한 대목은 포지션이다. 최주환의 주 포지션은 2루수다. 최근 1루수 글러브와 가까워졌다. 다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지난달 25일(수원 KT전)부터 줄곧 1루수로 나서고 있다. 1일 확장엔트리가 시행되면서 기존 1루수 임무를 수행하던 제이미 로맥이 돌아왔다. 수장은 1루수 최주환을 고수했다. 최주환은 “메인 포지션보다는 경험이 많지 않아 조금 낯설긴 하다. 그래도 예전부터 간간이 1루 수비를 봐와서 소화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최주환이 라인업에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상대 배터리가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다. 몸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배경이다. 최주환은 지난 4월 옆구리 통증으로 말소됐다 약 한 달 만에 복귀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 소집기간 중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김원형 감독은 최주환의 몸 상태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 다만, 혹시나 하는 걱정에서 조금 더 몸이 완벽해지면 그때 2루수로 내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노력 그리고 연구
지난겨울 SK(SSG 전신)는 최주환을 품었다. 4년 총액 42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26억원, 옵션 4억원 등)에 사인했다. 2011년 12월 임경완, 조인성 이후 무려 9년 만에 성사된 외부영입이었다. 공격력 강화와 동시에 고질적인 내야 수비 약점을 해결해주리라 기대했다. 개막전부터 멀티홈런을 쏘아 올리며 SSG 첫 승에 기여했다. 타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타구의 질은 여전히 준수하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다 보면 수치는 어느 정도 회복될 거란 평가다.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타격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특타를 자청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타격 폼을 살짝 바꾸기도 했다. 최주환은 “테이크백 하는 과정에서 힘을 조금 뺐다. 배트헤드 또한 좋았던 시기의 감각대로 돌리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주환이도 그렇고 (추)신수도 그렇고 보면 (이진영) 타격코치와 항상 얘기를 나눈다.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자신의 스윙이 어떤지 타이밍이 괜찮은지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 영향력은 경기장 밖에서도
비단 경기장 안에서 뿐만이 아니다. 밖에서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발휘되고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후배들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하는가 하면 홈런존으로 대포를 쏘아올린 날 트레이닝 파트에게 한우세트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재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 자신의 노하우를 적극 전수해주는 것은 물론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주환은 “김석연 총괄코치님의 배려로 루키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기도 했는데, 어릴 적 기억이 많이 나더라. 초심으로 돌아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선수 마음은 선수가 제일 잘 알 터.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는 정글이다. 야구장 안에서만큼은 악착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주환은 “퓨처스는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곳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퓨처스에서 3000타석 이상 경험하며 인내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많이 주는 편인데 이번엔 좀 더 확실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무작정 희망을 바라보기보단 1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본인이 찾아서 만들어야 한다. 열심히 능력치를 올린다면 그것이 1군에 올라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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