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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임지규, "대기만성형 연기자 되고 싶어요"

입력 : 2012-03-11 19:13:35 수정 : 2012-03-11 19: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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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모델 꿈꾸며 연예계 발들여…독립영화 '핑거프린트'로 데뷔
'최고의 사랑' 독고진 매니저로 대중에 얼굴 알리며 인지도 상승
'봄, 눈'은 김태규 감독 입봉작…자전적 이야기라 마음끌려 선택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바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차승원)의 매니저로 등장했던 배우였다.

배우 임지규를 처음 만났다. 물론, 출연작들을 훑어보긴 했지만 주연이 아니어서 쉽게 떠올리기 어려웠다. 2004년 독립영화 ‘핑거프린트’로 데뷔한 임지규는 차근차근 작품 출연을 해오면서 마침내 주연급 자리까지 꿰찼다. 바로 다음달 개봉 예정인 영화 ‘봄, 눈’이다. 임지규는 한 여성의 시한부 인생을 놓고 벌어지는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 아들 영재 역을 맡았다. 윤석화가 시한부 선고를 받는 순옥으로, 이경영이 남편으로 나온다.

“김태균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요. 첫 입봉작이시기도 하고요. 원래 24살 정도 차이 나는 김 감독님의 누나 이야기를 영화로 담은 거예요. 엄마 같은 존재였던 누이가 암에 걸려서 그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아들의 시점에서 그려나갔죠. 아주 일상적이고 너무나 많이 써왔던 소재지만 가공되지 않은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실제 시나리오를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죠. 전에도 대본 보면서 운 적은 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어요. 그러면서도 자연스레 계속 다음장을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었죠.”

김태균 감독은 이번 작품 이전에 곽경택 감독의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임지규는 김 감독의 분신처럼 이번 작품에서 꽤 묵직한 역할을 소화해내야 한다. 시나리오를 보고 역할에 욕심을 냈던 임지규로서도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저한테는 기회가 올 수 있는 작품이라곤 생각 못했죠. 감정 정리가 아주 많이 필요한 작품이었거든요. 더구나 오열 연기를 해야하는데 저로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잘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곧바로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죠. 무조건 주인공이 들어와서 앞뒤 가리지 않고 덥썩 선택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잖아요. 다행히 감독님은 물론, 윤석화 선생님께서 세심하고 편안하게 저를 대해주시면서 무사히 영화를 끝낸 것 같아요.”

실제 자신의 생일까지 기억해주던 윤석화와는 실제 엄마―아들 사이처럼 편하고 친한 사이가 됐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는 그렇게 임지규라는 배우에게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임지규는 그 동안 여러 작품에 나왔지만 사실, 광고모델 지망생으로 출발했다. 대학에서는 수학을 전공했지만 군 전역 후 고민 끝에 광고모델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광고모델이 되기에는 표정이 풍부하지 못했다. 결국 단편영화 오디션을 보면서 나이까지 속이고 지원했던 ‘핑거프린트’로 새로운 인생 전환기를 맞게 된다.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이었던 변영주 감독과 안성기 등 영화인들에게 임지규는 특별한 배우였다.

“대사가 없었지만 눈빛 연기를 제 생각대로 했던 작품이었어요. 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 출품됐는데 안성기 선생님께서 보고 싶어하신다는 말씀을 변영주 감독님을 통해 들었어요. 폐막식 때 절 무대 위로 불러올리셨죠. 원래 연기자 수상 부문은 없지만 특별히 언급하고 싶으셨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요. 그 이후 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는 연기 부문도 상을 주기 시작했죠. 당시 전 ‘지금은 20분짜리 단편영화 주인공이지만 시간이 흘러서 2시간 이상의 영화도 책임지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 이후, 차근차근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렇게 상업 장편영화로는 첫 주연배우가 됐다. 최근 개봉한 ‘화차’에는 변영주 감독의 특별한 요청으로 카메오 출연까지 하게 됐다. 임지규의 대기만성 연기 인생이 본격 시작됐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레몬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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