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와급이라더니, 진짜였다!’
우완 투수 페드로 아빌라의 페이스가 무섭다. 좀처럼 지치는 법이 없다.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4일 인천 두산전서 생애 처음 완봉승을 거뒀던 상황.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6이닝 3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 4-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째. 아빌라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야수들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미소 지었다.
1선발, 그 이상의 무게감이다. SSG의 전반기는 어두웠다.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9위(31승3무52패·승률 0.373)에 그쳤다. 후반기를 앞두고 기존 외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방출, 아빌라를 품었다. 올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평균자책점 7.50),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흔들리는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합류 당시 아빌라는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까지 KBO리그 10경기서 무려 9번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또 한 가지. 평균자책점 1.41(64이닝 10자책점)을 마크했다. 첫 10경기 선발 등판 기준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 부문 1위는 2005년 SK(SSG 전신) 넬슨 크루즈로, 1.35를 신고했다. 아빌라는 “그런 기록이 있는 지 잘 몰랐다”면서 “기록을 생각하면 피칭하기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풀타임을 뛴 것은 아니지만, 임팩트는 단연 으뜸이다. 일각에선 지난 시즌 리그를 제패했던 코디 폰세(당시 한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실제로 첫 10경기 성적은 아빌라가 조금 더 높다. 페디는 61⅓이닝 동안 10실점하며 평균자책점 1.47를 기록했다. 아빌라에 이어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찌감치 다음을 바라본다. 벌써부터 재계약 여부가 관심사다. 아빌라는 “구단에서 제안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지만, 남고 싶다. 기다리겠다”고 끄덕였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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