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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오’가 실화? 끊이지 않는 재벌3세 ‘마약스캔들’

입력 : 2019-04-08 17:33:04 수정 : 2019-04-08 17: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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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영화는 결국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줄줄이 터지는 재벌 3세들의 마약문제는 영화 ‘베테랑’에서 마약에 중독된 조태오(유아인 분)와 다를 바 없다. 최근 1주일 사이에 벌어진 재벌 3세들의 ‘마약스캔들’에 대해 정리해본다.

 

◆SK그룹, 스캔들의 신호탄

 

재벌가 3세들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 달 마약공급책인 이모 씨(27)를 구속수사하던 중 드러났다. 세 사람의 관계는 미국 유학 당시 시작됐다. 이모 씨 역시 재력가 집안의 해외 유학파 출신으로, 그는 경찰 조사에서 “유학 중 재벌가 자제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후 가장 먼저 수사망에 오른 인물은 SK 그룹 최모 씨다. 경찰은 지난 1일 경기도 분당의 한 사무실에서 최 씨를 ‘대마 구입 혐의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긴급체포 했다. 지난해에만 대마초 45g을 사들여 집에서 피웠으며, 체포 전날까지도 대마 0.5g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마약 구매·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현대그룹 3세, 해외 도피 가능성 배제 못해

 

‘현대그룹’으로도 수사망이 좁혀졌다. 최 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이 씨는 현대가 정모 씨에게도 마약을 팔았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지난 2월 20일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 이후 행방이 불분명하다. 그 역시 액상 대마 등을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의 행방이 불분명해 경찰은 해외 도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SNS 스타’ 황하나, 상습투약에 봐주기 수사 논란

 

재벌가 마약 스캔들의 ‘화력’을 높인 것은 남양그룹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다. 그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여자친구로 대중에게 각인됐고, 평소 SNS로 팔로워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인플루언서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 이후 황 씨의 ‘공공연한 비밀’인 마약 투약 문제를 폭로하겠다는 계정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황 씨는 2015년 5∼6월과 9월엔 필로폰을, 지난해 4월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복용은 인정했으나 공급책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 씨는 2015년 11월에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바 있지만 2017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도 황 씨가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를 벌였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2차례 기각됐다. 황 씨에 대한 조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와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았다. 당시 황 씨는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과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약 투약 장면까지 공개돼 논란이 거세다. 

 

◆그들만의 세상, 죄의식 옅고 중독성 인정 못해

 

재벌 2·3세 등의 마약 관련 사건은 잊을만하면 발생해 일종의 ‘연례행사’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에 대해 재벌가의 조기유학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학을 떠난 미국·유럽에서는 마약류를 접할 기회가 많은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비범죄하는 경우가 많아 중독되기 쉽다는 분석이다. 

 

A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에 대해 “재벌가 자제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마약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은 ‘중독성’ 때문”이라며 “한번 약물에 중독되면 쉽게 끊기 어렵고, 중독자들은 자신이 특정 대상에 중독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학파들은 마약 범죄에 큰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데다가, 여차하면 ‘부모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약을 더 쉽게 놓지 못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B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재벌가 자제라고 해서 무조건 마약을 한다기보다, 일반인에 비해 약물에 접근성이 높은 환경으로 인해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며 “다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와 ‘봐주기식 수사’는 분명 대중의 반발을 일으키는 방아쇠”라고 지적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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