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과정에서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석진욱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선 한국전력의 컵대회 도전이 준결승에서 멈춰 섰다.
한국전력은 24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3(25-18 20-25 15-25 17-25)으로 패했다. 직전 대회 4강 탈락과 정규리그 5위로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던 한국전력은 2020년 이후 6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결승 길목에서 돌아섰다.
이번 대회 한국전력의 기세는 거셌다. 석진욱 신임 감독 지휘 아래 조별리그 B조에서 KB손해보험을 3-1로 제압했고, 우리카드전에선 세트 스코어 0-2 열세를 뒤집는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2전 전승,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출발은 좋았다. 1세트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한국전력은 연속 득점으로 14-9로 점수 차를 벌렸다. 외인 우스만과 쇼의 활약이 눈부셨다. 조별리그 2경기서 공격성공률 30%대에 그쳤던 우스만은 1세트에만 6득점, 공격성공률 60%를 기록했다. 쇼와 합작해 13점을 올렸고 디그도 100% 성공하며 25-18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의 공격이 터지며 10-14로 끌려갔다. 한국전력이 추격에 나섰지만 간격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20-25로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는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초반부터 상대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10점 차 대패를 당했다.
기세가 꺾인 한국전력은 4세트에서도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세트가 거듭될수록 1세트에 맹활약했던 쇼와 우스만의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추격 동력을 잃었다.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4세트마저 내주며 아쉽게 결승 티켓을 놓쳤다.
석 감독은 패배 속에서도 다가올 정규시즌을 향한 보완책을 차분히 짚었다. 그는 “아직 누군가를 딱 정해서 시즌에 들어가는 단계는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늦게 합류해 손발을 맞추는 중”이라며 “준비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우스만은 아시안게임(AG)이 끝나고 바로 합류해 체력적으로 지쳐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석 감독은 “하이볼 상황에서 팀이 가져가려는 시스템을 외국인 선수들이 함께해 줘야 한다. 2년 차인 쇼는 문제가 없지만 우스만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우스만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연습경기를 더 치르고 들어오지 못해 아쉽지만, 1·2라운드를 치르면서 완벽히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상대의 강서브 대응과 리바운드 플레이의 한계도 지적했다. 석 감독은 “강팀들은 서브가 강하다. 그동안은 리바운드 플레이가 잘 맞았는데 우스만이 오면서 달라졌다. 서재덕을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며 “시즌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맞춰놓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확은 분명했다. 석 감독은 신예 윤하준을 콕 집어 칭찬했다. 그는 “윤하준이 이 정도 해주면 성장은 물론 팀으로서도 엄청난 기량 발전”이라며 “이 정도만 해주면 주전이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수=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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