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동메달을 금빛으로 바꿨다. 부상 투혼을 펼친 허윤정(53·전라남도사이클연맹)이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허윤정은 22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즈 사이클 스포츠센터 도로 코스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 사이클 여자 도로경기(스포츠등급 H1-3)에서 2시간31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움을 털어냈다. 허윤정은 지난 21일 여자 개인도로독주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마지막 코너의 빗길 내리막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겪으면서 흔들렸다. 이날은 달랐다. 다섯 바퀴를 모두 선두로 통과하는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사실 허윤정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며칠 전 대회 코스 답사 과정에서 앞선 선수와의 추돌을 피하려다 발목을 다쳤다. 다행히 골절은 피했지만, 통증과 부기가 계속됐다. 허윤정은 왼쪽 발목에 붕대를 칭칭 감고 경기에 나섰다. 2~3시간에 한 번씩 진통제를 먹으며 고통을 참아야 했지만, 끝까지 페달을 돌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허윤정의 금빛 질주에는 특별한 응원군도 함께했다. 바로 두 딸 김서연(27)과 김서진(20)이 붙여준 ‘고양이 스티커’다.
허윤정의 자전거에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묘 ‘양송이’ 스티커가 붙어 있다. 허윤정은 “내가 팔에 이상하게 쥐가 잘 난다. 그러니까 딸들이 쥐가 날 때마다 고양이 양송이가 해결해 줄 거라며 스티커를 붙여주더라”라며 웃었다. 2022년 사이클을 시작할 무렵 붙인 스티커는 지금도 자전거에 남아 있다. 두 딸의 응원이 담긴 고양이 스티커와 함께 이번에는 금빛 결승선을 통과했다.
허윤정은 한 살 때 척수수막염을 앓아 다리를 쓸 수 없다. 그럼에도 배드민턴 선수로 거듭났다. 2015년 배드민턴에 입문해 3년 만에 상비군에 올랐고 2022년 사이클로 전향한 뒤 이듬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22 항저우 APG에선 사이클 두 종목에서 모두 5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선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한편, 같은 날 남자 H1-3 로드 레이스에 출전한 김용기(51·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사이클연맹)도 1위 에크라위 캄양(태국)보다 1바퀴 뒤진 3위로 결승선을 통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나고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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