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훈련 여건도, 오래된 부상의 흔적도 막지 못했다. 군 복무 중 생애 첫 아시안게임(AG)에 나선 윤규성(육군 군악의장대대 태권도시범대)이 자신만의 자유품새를 앞세워 아시아 정상에 섰다. 앞서 여자부를 제패한 정하은(용인특례시청)과 함께 한국 품새의 남녀 동반 금메달도 완성했다.
윤규성은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G 태권도 품새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평균 9.380점을 받아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2위 나빈 핀타수테(태국·9.280점)를 0.100점 차로 따돌렸다.
결승서도 빈틈이 없었다. 공인 품새에서 정확도 3.680점과 표현력 5.660점을 합쳐 9.340점을 받은 윤규성은 주무기인 자유 품새에서 한층 힘을 냈다. 기술력 5.680점, 연출력 3.740점으로 9.420점을 기록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품새의 금맥도 이어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강민성, 2022 항저우 대회 강완진에 이어 윤규성이 우승하면서 남자 개인전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 이날 여자 개인전에서는 정하은도 정상에 올라 항저우 대회에 이어 한국의 남녀 동반 우승이 다시 한번 펼쳐졌다.
윤규성에게 이번 금메달은 더욱 각별하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그는 훈련 장소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회를 준비했다. 공인 품새와 자유 품새 훈련을 혼자 소화해야 하는 시간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어렵게 첫 AG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절실한 무대였다. 윤규성은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를 통해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AG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며 “이번 대회는 전역이 걸린 중요한 무대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상은 오히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대학 시절 대회 도중 뒤꿈치가 깨지는 부상을 당한 뒤 지금도 오른발로 착지할 때 통증과 두려움이 남아 있다. 기술력이 떨어지자 접근법을 바꿨다. 어려운 기술에만 매달리기보다 동작을 어떻게 표현할지 파고들었다.
그렇게 퍼포먼스를 한층 진화시켜 나갔다. 2024 세계선수권 자유품새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올해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로 경쟁력을 입증했고, 마침내 첫 AG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던 윤규성이 자신의 색깔을 가장 큰 무대에서 제대로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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