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제작진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또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제작진은 그러한 의견을 존중한다”며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당시 정부 수사 결과와 재판에서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결론 났다. 영화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기존 수사 결과와는 다른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극적 설정을 담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는 의혹을 확산시킨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영화에 대해 “육영수 여사 피격 배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고 주장하며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유로운 창작과 역사적 사실 자체를 왜곡하거나 흐리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며 당시 정부가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개입이 있었던 사건으로 판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명구·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황당무계한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제작사와 감독의 사과와 정정 조치를 요구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재단은 영화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재판 기록 등을 근거로 반박하면서 “중앙정보부, 나아가 당시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영부인 암살을 기획했다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의 역사 왜곡 주장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는 흥행몰이 중이다. 영화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24~27일 가장 많은 140만7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고지를 넘겼고, 누적 관객 수는 156만6000여명이다.
◆다음은 ‘암살자(들)’ 제작진의 입장문 전문이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견들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입니다.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닙니다. 또한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그러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다만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암살자(들)> 제작진 일동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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