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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공효진이 그린 복수극 속 ‘K-장녀’…“운명 같은 ‘경주기행’”

입력 : 2026-09-02 11:32:19 수정 : 2026-09-02 1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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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캐릭터를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배우다. 특유의 말투와 호흡이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덕분에 대사를 읊기보다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듯한 생동감이 더해진다.

 

공효진이 영화 경주기행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을 기다린 네 모녀가 복수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가족 복수극이다.

 

공효진은 당초 일정 문제로 출연을 한 차례 고사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느낀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다시 출연할 기회가 생겼고 작품에 합류했다.

 

2일 공효진은 “대본을 다 읽고도 며칠 동안 생각이 날 만큼 잔상이 길었다. 연출을 맡은 김미조 감독님을 만나는 순간 좋은 영화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중간에 다른 동생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도 내심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었는데 다시 기회가 생겨 합류하게 됐다. 운명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엄마의 오른팔이자 아이의 엄마…장녀 장주의 두 얼굴

 

공효진은 영화 가족의 탄생(2006), 미쓰 홍당무(2008), 가장 보통의 연애(2019) 등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드라마 파스타(2010), 최고의 사랑(2011), 질투의 화신(2016), 동백꽃 필 무렵(2019)에서는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와 로맨스로 사랑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엄마의 복수에 동참하는 첫째 딸 장주를 맡아 가족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냈다.

 

장주는 엄마 옥실(이정은)의 수선집 일을 도우며 동생들을 챙겨온 첫째 딸이다. 결혼한 뒤에도 엄마를 우선으로 생각하지만 막내를 위한 복수 여행에 나선 순간부터 남편과 아이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한다. 딸로서 엄마를 따라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신의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장주의 외모에도 구체적인 설정을 더했다. 선크림의 백탁 현상과 눈썹 문신 등을 직접 제안하며 캐릭터의 생활감을 살렸다.

 

공효진은 “장주는 엄마가 제일 무섭고, 엄마에게 실망을 안길까 봐 눈치를 살피는 딸”이라며 “엄마가 하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동생들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도 엄마이기에 후반부에는 ‘내 남편과 내 아이는 어쩌냐’며 가족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갈등과 각성을 터뜨린다. 그 복잡하고 불안정한 유대감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실제 성격은 장주와 다른 면도 있다고 했다. 공효진은 “자연인 공효진은 앙칼진 면이 있는 독불장군 스타일이라 아빠가 늘 ‘너는 어디 가도 안 잡혀갈 애’라고 하셨다”라면서 “하지만 한국의 맏이들이 갖는 특유의 책임감과 기대감, 즉 ‘K-장녀’로서 엄마에게 느끼는 특별한 애정선은 깊이 이해하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과 다시 모녀로…변요한과는 “다음엔 멜로”

 

경주기행에서는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이정은과 다시 모녀로 만났다. 전작에서 쌓은 신뢰는 이번 촬영에서도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이어졌다.

 

공효진은 “이정은 선배는 언제나 변함없이 따뜻하고 편안한 분이다. 현장에서도 제 고민을 다 들어주는 제일 잘 통하는 사람이다. 연기의 결이나 코미디 코드, 대본을 해석하는 포인트가 너무 잘 맞아서 서로 짠 듯이 리액션을 받아줄 수 있었다”며 “엄마 역의 이정은 선배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모든 자매들이 한 번씩 살아나고 돋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악역을 맡아 모녀와 대립한 변요한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극 중 긴장감 넘치는 관계와 달리 촬영장에서는 서로 장난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돌아봤다.

 

공효진은 “변요한 씨가 마지막에 합류해 준 것은 정말 영화의 한 수였다. 다리를 다친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맨발로 내달리며 온몸을 던진 덕분에 영화가 훨씬 풍성해졌다”며 “촬영장에서 서로 놀리기도 하면서 정말 즐겁게 찍었다. 나중에 꼭 멜로 작품으로 다시 만나자고 이야기했을 만큼 최고의 합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스코어는 신의 영역”…오래 기억될 작품을 바라며

 

경주기행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달리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와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장면들을 담았다. 공효진은 “이국적이면서도 한껏 한국적인 멋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촬영지 경주의 독특한 분위기와 시작과 끝이 사뭇 다른 이야기를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공효진은 영화가 모녀 사이의 유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고 봤다. “내가 무슨 일을 당했을 때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 복수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엄마가 아닐까”라는 것이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도 전했다. 공효진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재미와 카타르시스가 완성된 영화에 그대로 담겨 편집본을 보고 정말 좋았다. 요즘 말로, 안 본 눈을 사서 관객 입장으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흥행에 대해서는 기대와 담담함을 함께 드러내며 “스코어는 신의 영역이고 개봉을 준비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와 제작진이 함께 공들인 만큼, 관객에게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효진은 “예전엔 실망할까 봐 마음을 눌렀지만 지금은 들뜬 기운을 오롯이 즐기려 한다. 많은 관객분들이 극장을 찾아 오롯이 그 재미를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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