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지 못했던 부담감이 생겼습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탄탄대로와 거리가 멀었다. 2019~2020시즌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감독 대행을 시작으로, 2021~2022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았으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GS칼텍스 감독으로 복귀한 2024~2025시즌 역시 리그 6위(12승 24패)에 그쳤다. 그렇기에 지난 시즌 일궈낸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그의 지도자 인생을 바꾼 가장 극적인 반전이자, 오랜 시련 끝에 맺은 가장 값진 결실이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리그 5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GS칼텍스는 5라운드와 6라운드 각각 4승 2패를 거두며 승점 57로 3위(19승 17패)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GS칼텍스는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을 제압하며 기세를 올린 뒤, 현대건설을 거쳐 한국도로공사까지 모조리 연파했다. 봄배구 여정 도중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1일 청평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우승 이후 이틀 정도 공중에 떠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평소와 별다를 것 없이 지냈다”며 “사실 주변에서 기대가 많이 올라갔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계획대로 비시즌을 보내는 중”이라고 밝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가와무라 신지 코치와 이시이 수구루 세터 전담 코치가 새로 합류해 기존 스태프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감독은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다. 두 분 모두 속해있던 팀과의 계약이 종료돼 미팅을 급하게 잡고 데려오게 됐다”며 “지금까지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두 분 모두 훌륭하게 잘해주고 있다. 많은 의견을 편하게 주고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세터 안혜진의 공백은 야간 훈련과 실전 경험으로 메우는 중이다. 최윤영, 이윤신 등 젊은 세터진의 성장을 위해 고교팀과의 평가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세터는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라 매일 야간 훈련을 추가로 하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이 죽순처럼 성장해 주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공격진에서는 주포 실바에게 쏠린 부담을 나누는 것이 과제다. 이 감독은 “실바가 또다시 1000득점을 올리기보다 다른 선수들이 공격 점유율을 나누는 이상적인 배구를 지향한다”며 “권민지 등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 감독의 목표는 확실하다. 그는 “20승 이상과 승점 60을 달성해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봄배구 무대에만 오르면 단기전에 강한 우리 팀의 본면목을 다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우승으로 승리하는 법과 뭉치는 힘을 배운 만큼, 선수들의 몸을 단단히 만들어 반짝 흥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청평=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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