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 잼 출신 사업가 황현민이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을 겨냥해 17년 전 폭행 사건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주장대로라면 당시 앞니가 부러질 정도의 폭행 피해를 입은 사람은 배정남이다. 여기에 현재 연예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옛 소속 아티스트 마르코까지 직접적인 폭행 가해자로 소환하면서, 뒤늦은 폭로의 목적과 필요성을 두고 물음표가 붙고 있다.
황현민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배정남을 두고 “조국을 지지하는 좌파”라고 표현한 뒤 2009년 불거졌던 배정남과 마르코의 클럽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왔던 마르코 소속사 대표였던 건 알고 계시냐”며 “마르코가 한참 잘 나갈 때 클럽 OO에서 배정남을 두들겨 패 앞니 두 개를 부러뜨렸고, 다음 날 제가 제 사비로 배정남에게 2000만원을 합의금으로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사 안 나게 하려고 엄청나게 뛰어다녔다”, “배정남이 맞은 날 새벽 마르코를 죽여달라며 부산 칠성파 건달 네 명을 데리고 왔다”, “나랑 마르코는 둘이 나가서 상대했다”고도 주장했다.
황현민은 이후 해당 글이 확산하자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그날과 그 이후 건달을 수차례 만난 내용을 2차로 자세히 파묘하겠다”며 “내 말에 거짓이 하나라도 있다면 내가 고소당하고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하지만 황현민의 주장은 몇 가지 지점에서 스스로 물음표를 만든다.
무엇보다 그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당시 폭행으로 신체적 피해를 입은 사람은 배정남이다. 황현민은 배정남의 앞니 두 개가 부러졌고, 자신이 2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을 직접 내놓은 것.
배정남이 폭행 이후 조직폭력배를 불렀다는 황현민의 주장 역시 사실 여부가 확인돼야 할 별개의 사안이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앞서 발생한 폭행의 가해·피해 관계 자체를 뒤집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당사자인 마르코 역시 원치 않는 방식으로 다시 세간에 소환됐다. 황현민이 보호하고 관리했던 자신의 옛 소속 아티스트다. 이미 연예계를 떠나 오랜 시간이 흐른 인물을 17년 전 사건의 직접적인 폭행 가해자로 다시 지목한 셈이다. 자신이 좌파로 지목한 배정남을 겨냥해 시작한 폭로가 오히려 옛 소속 아티스트에게 더 무거운 의혹을 얹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작 사건 당사자인 두 사람은 8년 뒤, 한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 쌓인 감정을 털어내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황현민은 18일 추가 글을 통해 왜 지금 17년 전 일을 다시 꺼냈는지도 직접 밝혔다.
그는 “제가 17년 전의 일을 다시 언급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재조명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부정선거, 재선거, 참정권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안 하면서 광복절에 태극기를 꺼내 SNS에 올리고 마치 깨어 있는 시민인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애국자인 척하는 모습 이제 그만두고 조용히 본인이 평소 살아오던 방식대로 지냈으면 한다는 뜻에서 경각심을 주고자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폭로에서 가장 설명되지 않는 대목은 정치다. 배정남이 광복절에 태극기를 올린 것과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하지 않은 것은 개인의 선택의 영역이다.
그가 밝힌 내용만 놓고 보면 당시 앞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한 사람은 배정남이다. 17년이 흐른 뒤 다시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연예계를 떠난 마르코다. 여기에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 잣대까지 더해졌다. 배정남에게 경각심을 주겠다며 시작한 폭로는 오히려 폭행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폭로의 목적까지 다시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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