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정세 변화 속에서 한국이 보다 주도적인 한반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국회에서 나왔다. 미·중 관계가 일정 부분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한국이 별도의 전략을 갖지 못할 경우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 외교의 부수적 의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동북아평화공존포럼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공존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과 중·러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포럼 대표인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진핑 주석의 ‘투기디데스 함정’ 발언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의 치열함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중 전략경쟁 자장의 한가운데 한반도가 있기 때문에 미·중의 전략경쟁을 예의주시하며 우리의 중심을 바로 세우면서 실용적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7년 만에 북한 국빈 방문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두고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의 성공보다 미국의 실패로 인해 미·중 관계의 기본값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미·중 관계 변화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반도 문제가 미·중 관계의 종속 변수로 취급될 경우 이른바 ‘한국 패싱’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도 “베이징 회담은 미·중관계를 안정시킨 것이 아니라 불안정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그 관리의 대상에 한반도가 포함될 수는 있지만 그 관리의 주체에 한국이 자동으로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전략을 갖지 못하면 한반도는 다시 G2의 의제 중 하나가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미·중 관계가 당분간 ‘경쟁적 공존’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 교수는 양국이 빅딜보다는 개별 현안을 조율하는 스몰딜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미·중 관계 안정으로 동북아 정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미·중관계는 ‘경쟁적 공존’ 기조하에서 전반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며 양국 간 경제·통상 관계 관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며 “우리 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기조를 토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입장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사회를 맡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미·중·조 삼각관계에서 중국 역할과 관련하여 중국은 조·미 사이에 중재하는 것 보다는 두가지 갈림길을 보여주고 미국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정리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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