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빅리그 적응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지만, 타격 침체가 길어지면서 로스터 생존 여부마저 안갯속에 빠졌다.
김혜성은 25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삼진을 기록했다. 안타가 없는 데다가 내용도 뼈아팠다. 세 차례 삼진 타석 모두 헛스윙으로 물러났고, 평균 4구(3-5-4구)를 보는 데 그쳤다.
좀처럼 부진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빅리그 2년 차인 김혜성은 5월 한 달 동안 타율 0.214(56타수 12안타)에 머무르는 중이다. 이 시기 장타는 2루타와 3루타 각각 하나씩 단 2개뿐이다. 볼넷 4개를 얻는 사이 삼진은 17개나 당했다. 시즌 초반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키웠지만, 최근 들어 타격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 팔꿈치 부상 재활을 마친 베테랑 유틸리티 자원 키케 에르난데스가 당장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부터 돌아온다. 또 다른 경쟁자인 토미 에드먼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로스터 정리가 불가피하며, 그 과정에서 김혜성이 마이너리그행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김혜성에게 따라붙었던 약점도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구체적인 진단을 내놨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존 밖의) 볼을 다시 쫓아가기 시작한 듯싶다. 적극적으로 가야 할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며 불리한 카운트 싸움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메커니즘 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솔직히 최근 한 달간 고전 중”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김혜성의 쓰임새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주루서도 번뜩이는 선수다. 로버츠 감독 역시 “수비가 좋고, 훌륭한 팀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결과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김혜성은 장타보다 끈질긴 콘택트 본능을 앞세워야 하는 유형이다. 최근 들어 이 대전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쉽게 물러나는 타석이 늘었고, 강한 타구도 보기 어렵다. 다저스처럼 뎁스가 두꺼운 팀에서 입지를 넓히려면 결국 타석에서 답을 내야 한다. 설사 마이너행을 받아들이게 되더라도,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일 터. 김혜성이 다시 증명의 자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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