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의 안정감이 순위표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야구 2026시즌 초반 순위 판도를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떠오른다. 바로 불펜의 활약이다. KT와 LG, 삼성처럼 7회까지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팀들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한화와 KIA, NC, 키움 등은 접전 약세와 후반 난조로 흔들리고 있다. 이에 일부 팀은 일찌감치 마무리 보직 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KT는 21일 현재 7회까지 리드를 잡은 13경기를 모두 승리로 연결했다. LG와 삼성도 같은 기준으로 각각 9경기, 8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특히 디펜딩챔피언 LG는 1점 차 승부에서도 6승1패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경기 막판을 안정적으로 정리하는 힘이 순위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세부 지표를 들여다 보면 더 두드러진다.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 2.67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위 LG도 2.99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삼성은 7~9회 피안타율 0.205로 리그 최고 수준의 안정감을 자랑하고, LG 역시 같은 구간 피안타율이 0.202에 달한다. KT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85로 4위지만, 지키는 힘만큼은 삼성과 LG 못지않다. 리드 수성률 86.4%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접전에서의 힘 차이도 선명하다. 롯데는 1점 차 승부서 4전 전패, NC는 1승4패, KIA와 한화는 나란히 2승4패에 그쳤다. 물론 한 점 차 승부를 불펜의 활약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밀리고 있다, 지키는 힘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통한다. 클로저 교체가 속출하고 있다. 롯데와 KIA, 한화 새 마무리 투수로 각각 최준용, 성영탁, 잭 쿠싱을 기용 중이다. 김원중, 정해영, 김서현은 잠시 쉼표를 찍는다.
빈약해진 불펜, 고민이 가장 깊은 구단은 한화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불펜 평균자책점(7.27)에 신음 중이다. 지난 21일 잠실 LG전 7회 말 장면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화는 2사 2루 위기서 조동욱을 내리고 김종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오스틴 딘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문보경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오지환 상대 타석에선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마무리 쿠싱으로 교체했다. 쿠싱은 공 1개로 삼진을 잡아 이닝을 끝냈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위해 투입된 선수가 무려 셋이다.
문제는 이런 운영이 한 경기의 예외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화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 물량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시즌인데도, 초반부터 매 경기 총력전에 가까운 흐름을 반복하는 중이다. 올 시즌 치른 19경기 중 9경기에서 7명 이상의 투수가 투입됐을 정도다. 뒷문이 흔들리니 벤치가 더 자주, 더 많은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최강 불펜을 자랑 중인 삼성은 같은 기준 3경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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