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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서 '백제 피리' 발견…삼국시대 관악기 첫 실물 발굴

입력 : 2026-02-05 11:55:11 수정 : 2026-02-05 16: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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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유물의 출토 모습. 사진 제공=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악기 유물의 출토 모습. 사진 제공=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백제 사비 시기 왕궁터로 추정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백제 시대 궁중악기 피리가 처음 발견됐다. 삼국시대를 통틀어 실물 관악기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2024∼2025년 부여 관북리 유적을 조사한 결과 가로로 불어 연주하는 관악기인 횡적(가로 피리) 1점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부여 관북리 일대는 대형 전각건물과 수로, 도로시설, 대규모 대지 등이 확인돼 사비 백제기의 왕궁터를 논할 때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이다. 부소산 아래 넓고 평탄한 땅 위에 들어선 유적은 1982년부터 발굴 조사를 시작해 최근까지도 사비 백제의 왕궁 실체를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지 전경. 사진=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지 전경. 사진=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연구소가 지난 2년간 진행한 16차 발굴조사에서는 삭설(목간에 적힌 글씨를 삭제·수정하기 위해 표면을 깎아내며 생긴 부스러기)을 포함해 총 329점의 목간과 가로로 불어 연주하는 관악기 횡적 1점이 출토됐다. 왕과 신하가 국정을 논의하거나 국가적 행사를 여는 상징적 공간인 조당 추정 건물터 인근의 구덩이에서 악기 유물을 찾아냈다. 

 

대나무 소재의 횡적은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려 있었으며 일부가 결실된 채 납작하게 눌린 상태였다. 횡적이 발견된 구덩이 내부의 유기물을 분석한 결과 인체 기생충란이 함께 검출된 것으로 보아 조당에 부속된 화장실 시설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인위적으로 가공된 구멍이 있고, 엑스레이 분석 결과 입김을 불어넣는 구멍이 있는 한쪽 끝이 막힌 구조라는 것이 판명됐다. 악기의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추정 연대는 568∼642년(신뢰 수준 95.45%)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의 사례와 비교 연구한 결과 크기와 형태를 볼 때 오늘날 소금과 비슷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발굴은 백제 횡적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한 것은 물론이고 삼국시대(7세기)를 통틀어서 실물 관악기가 발견된 첫 사례다. 연구소 측은 “사비백제 왕궁의 핵심 공간에서 악기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백제 궁중음악과 악기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이며 백제의 음악과 소리를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백제 시대 국가 운영과 통치 체제를 엿볼 수 있는 목간 329점도 출토됐다. 국내 단일 유적에서 나온 목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량이다. 출토 목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삭설 중에는 인사 관련 문서 외에 월 단위의 식량을 기록한 국가 재정 운영과 관련된 장부 목간도 있다.

 

또 사비도성의 중앙 행정 구역인 5부와 방·군·성 지방 행정 체계 재편 과정을 보여주는 목간도 다수 출토됐다. 도성 행정 단위인 상·전·중·하·후부 등 5부를 기록한 목간, 지방 행정 단위인 웅진·하서군, 나라·요비성 등 새로운 지명이 확인돼 당시의 국가 운영 체계를 엿볼 수 있다. 해당 공간이 백제 중앙 행정 관청인 22부사와 관련된 곳이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 측은 이번 발굴에 대해 “약 1500년 전 백제의 국가 운영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 행정 실태와 당시의 음악 문화와 소리 복원에 기여할 실물 자료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백제 사비기의 역사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체계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고, 축적된 성과를 국민과 관련 학계에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는 적극 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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