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로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 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시상식은 현지시간 11일 오후 5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진행중이다.
이병헌은 티모시 샬라메, 조지 클루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에단 호크, 제시 플레먼스 등과 남우주연상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현지 외신들은 디카프리오와 샬라메를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으나, 이병헌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2022년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은 적은 있으나, 영화 부문 주연상은 한국 배우로선 전무후무한 도전이다. 이병헌의 수상 여부는 이번 시상식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 8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약 9분 가까이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의 최고작은 아닐지라도 현재까지 공개된 베니스 경쟁작 중 최고”라고 평가했고, 미국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은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일지도 모른다”고 극찬했다.
이병헌 개인에 대한 평가도 뜨겁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2025년 최고의 영화에 출연한 뛰어난 배우 10인’에 선정하며, 영화 속 연기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감정의 밀도와 인간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건 이병헌이 보여준 위트다. 외신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캠페인 전략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하다 “다른 후보들을 좀 제거해야죠”라고 답했다. 영화에서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뒤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 회사원 만수 역할과 연결된 농담이었다. 이 발언은 현장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며 화제가 됐다.
이번 골든글로브는 오는 3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어쩔수가없다는 남우주연상 외에도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등 총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특히 외신들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하며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영화는 25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당한 만수가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극단적 선택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이병헌은 올해 이 작품으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특별공로상, 제26회 뉴포트비치영화제 아티스트 오브 디스팅션상, 제11회 아시안월드필름페스티벌 영화인 최우수 업적상을 받았다.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ALH(코리안 아메리칸 리더스 인 할리우드) 초대 수상자로도 선정돼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번 골든글로브는 한국 관련 콘텐츠가 역대 최다 부문 후보를 배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장편 애니메이션상, 시네마틱 박스오피스 업적상, 주제가상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케데헌은 앞서 열린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등 2관왕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디즈니의 주토피아 2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수상에 성공하면서 골든글로브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1944년 시작된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오스카)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힌다. ‘오스카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만큼, 이곳에서의 성과는 오는 3월 열릴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미 오스카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올라 있어,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아카데미 최종 후보 지명(22일 발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 영화는 골든글로브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최초 수상 기록을 썼고, 2021년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이병헌과 어쩔수가없다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전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병헌은 2009년 지.아이.조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1세대 배우다. 그가 영어 연기가 아닌 한국어로 된 한국 영화로 연기상에 도전한다는 점은 34년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정점이 될 전망이다. 과연 이병헌과 박찬욱, 그리고 K-콘텐츠가 할리우드의 벽을 넘어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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