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 2년 만에 상승 전환한 뒤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침체됐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저점을 통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다만 거래 양상과 지역별 흐름을 보면 실수요 중심의 완만한 회복에 가깝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월 첫째 주(11월 3일 기준) 0.01% 상승하며 2023년 11월 넷째 주 하락 전환 이후 100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 둘째 주 0.01%, 셋째 주 0.02%, 넷째 주 0.01%, 12월 첫째 주(12월 1일 기준) 0.02% 등 5주 연속 소폭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락세가 꺾인 9월 마지막 주(9월 29일) 이후 두 달 동안 주간 기준으로 가격이 다시 떨어진 적은 없다.
실거래 기준으로도 반등 신호는 확인된다. 해당 월에 거래된 주택과 직전 거래(동일 단지·동일 주택형)를 비교한 실거래가격지수에서 지방은 올해 6월 전월 대비 0.32% 오르며 하락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7월 보합을 거쳐 8월 0.14%, 9월 0.35%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산·울산·경남이 평균 견인
이번 반등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주도하고 있다. 부산은 10월 마지막 주(10월 27일 기준)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수영구·해운대구·동래구 등 인기 지역에서는 신축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울산 역시 최근 몇 주간 0.1%대 상승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비수도권 대표 강세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경남에서는 진주가 10월 이후 주간 상승률이 0.28%까지 오르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입주 물량 부족을 우려하며 전세 매물 감소 등으로 지방에서도 신축 쏠림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한다. 울산 남구의 경우 입주권·분양권 프리미엄이 실수요자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지방 전체가 일제히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제주는 2022년 8월 중순 이후 주간 단위에서 한 번도 아파트 가격이 플러스로 돌아선 적이 없고 대전 역시 올해 들어 줄곧 하락 흐름을 보이는 등 지역별 격차가 여전히 크다.
◆상승거래 비중은 소폭 감소
가격 지표와 별개로 거래 양상에서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분석에 따르면 올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5%대 중반으로 전월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보합·하락거래 비중은 소폭 늘며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상승거래 비중은 전월보다 줄어 매수세가 한층 약해진 반면, 서울은 50%를 웃도는 상승거래 비중을 기록하며 여전히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상승거래 비중이 다소 낮아졌음에도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상향 거래로 나타나는 등 가격 방어력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지방의 11월 상승거래 비중은 45% 안팎으로 전월과 큰 차이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울산, 전북, 부산, 대전, 대구 등 일부 지역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상승거래 비중을 보이며 강세를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1월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매수세 온도가 조정되면서 상승거래 비중이 소폭 낮아졌지만, 공급 여건과 입지 경쟁력, 지역 산업 기반에 따라 체감 온도가 확연히 갈리는 과도기적 시장으로 볼 수 있다”며 “같은 상승장 안에서도 서울·부울경, 지방 내 비선호 지역이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는 지역 눈높이에 맞춘 선별적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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