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시장은 글로벌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으며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성기처럼 보이지만 산업의 속내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매출 규모와 글로벌 수상 등 양적인 성장과 주목도 중요하지만 보다 탄탄한 구조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내실 강화가 시급하다. 외형적 성과와 관객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한국 뮤지컬의 경쟁력과 보완점을 되짚을 논의가 절실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8일 국내 뮤지컬 시장의 배경을 “열성 팬층의 형성”이라고 짚었다. 하 평론가는 “산업 경쟁력이 올라가서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작품이 상연되곤 한다. 그러니 (뮤지컬을 좋아하는)관객은 더 공연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보단 이면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스타 배우 의존과 공연장 인프라 부족 등은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이 나왔던 고질적인 불안 요소다.
하 평론가는 “대형 작품이나 수입 작품, 몇몇 스타 위주의 흥행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온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그것에만 기댈 수는 없다. 다양한 작품, 특히 창작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하고 많은 배우나 제작진이 보다 안정된 기반 위에서 활동할 수 있게끔 산업이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전용관이나 대형 공연장이 부족한 것을 두고도 “과거부터 항상 말이 나오던 문제인데 정부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형 뮤지컬 공연장이 생긴다면 대중이 더 접근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1인 다회차 관람, 이른바 팬덤형 소비 방식을 두고 뮤지컬이 대중예술이 아니라 고가 취미 문화로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 평론가는 “영화에 비해 고가일 수밖에 없고 일반 소비자가 편안히 즐기기에는 진입 장벽이 있는 건 사실이다. 가격을 내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덤이 산업을 상당 부분 지탱하고 있는 형국인데 거기에 안주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뮤지컬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할지는 말을 아꼈다. 하 평론가는 “가격이라는 진입 장벽이 있어 완전히 대중화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소비 주축인 팬덤이 과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을지는 물음표”라고 말했다.
뮤지컬 시장의 향후 성장세는 대형 공연장을 비롯한 인프라 확보와 창작 뮤지컬 제작 역량에 달렸다. 하 평론가는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경쟁력을 올려서 더욱 세계 시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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